단독처리 불사…한나라당 병행투쟁 전환 주목
열린우리당이 새해 예산안 처리를 위해 28일 국회 본회의 소집을 강행할 태세인 가운데 한나라당이 이날 의원총회를 열기로 해 연말 국회정상화 여부가 중대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우리당은 26일 한나라당의 조속한 국회 등원을 거듭 촉구하면서 등원거부시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과 공조해 예산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한나라당은 27일로 예정된 각의의 사학법 개정안 의결에 맞서 대구 장외집회를 예정대로 갖기로 하는 등 강경태도를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 내부에서 원내 병행투쟁론이 소장파를 중심으로 힘을 얻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의원총회가 소집될 예정이어서 한나라당의 원내전략이 부분적이나마 선회할지 주목된다. 한나라당 의원총회 결과에 따라 예산안이 한나라당을 배제한 상태에서 전격 처리될지, 예산안만 여야합의로 선별처리될지, 아니면 연말까지 처리가 지연되거나 최악의 경우 연초로 넘어가게 될지 여부가 판가름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당 정세균 의장 겸 원내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중앙위원 워크숍에서 "연말까지 예산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내년부터 국가의 정상적인 경영이 실종된다"면서 "45년동안 예산안 처리가 연말을 넘긴 적은 단 한번도 없다. 전례를 남기는 것도 옳지 않으며 다른 정파와 협의해 처리할 수밖에 없다"며 새해 예산안의 연내 처리 방침을 재차 확인했다. 우리당은 연석회의 결의문을 통해 "한나라당 의원들은 국회의원의 의무를 지켜야 한다"며 "내년 예산안과 8.31 부동산종합대책 관련 입법, 이라크 파병연장 동의안 등 3개 법률안과 동의안을 반드시 연내에 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날치기 사학법을 단독으로 통과시키고 지금 와서 들어오라는 건 뭔가"라며 "민생 문제까지 핑계대면서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있는데 전적으로 책임은 여당의 무책임한 태도에 있다"며 등원거부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규택 당 사학법무효화투쟁본부장도 "한나라당은 민생보다 더 중요한 국가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고 있으며 일부 등원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계속 투쟁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당내에서 원내외 병행투쟁론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점점 거세지면서 강경일변도의 투쟁방향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28일 열릴 의원총회가 향후 투쟁방향과 국회 정상화 여부를 가르는 중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한편 우리당의 예산안 등 강행처리 방침과 관련, 민주당과 민노당 등이 동조 입장을 보이고 있어 예산안 연내처리 지연으로 정부가 `준예산'을 편성하는 등 미증유의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이낙연 원내대표는 "예산안 등 해를 넘겨서는 안되는 몇 개 안건에 대해서는 책임을 가지고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노당도 우리당이 소집을 요구한 28~30일 본회의에서 사안별로 공조한다는 방침에 따라 예산안 처리에는 응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원기 국회의장측도 "우리당이 본회의 소집을 요구한 날의 출석의원 수가 의사정족수를 충족하면 의장으로서는 당연히 의사봉을 쥐어야한다"고 말해 우리당의 본회의 개의 요구를 받아들일 방침임을 밝혔다. 한편 우리당은 이날 국방위와 행정자치위, 문화관광위 전체회의와 예결특위 계수조정소위를 소집했으나 국방위와 문광위의 경우, 한나라당 의원들의 불참에 따른 정족수 미달로 회의가 무산되는 등 임시국회 파행이 3주째 계속됐다. 유의주 김남권 기자 yej@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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