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의원 스스로 결단해야"..당정마찰 우려
내년초 개각시 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의 보건복지부 장관 기용설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으나 당내에서 반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국무위원 제청권을 가진 이해찬 총리가 기자간담회에서 개각의 방향을 밝히면서 자신의 보좌관을 지낸 유 의원 기용설에 대해 "여러 사람을 놓고 논의 중"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두자 `불에 기름을 끼얹은 듯' 반대 목소리가 확산일로를 걷고 있다. 이 같은 반대 여론은 `개혁.강경' 이미지의 유 의원이 내각에 입성할 경우 이른바 `유시민 개각'으로 비쳐지고 이는 우리당의 내년도 국정운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 근거하고 있다. 김동철 의원은 2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개인 신상과 관련된 문제라 공개적으로 의견 표명을 하는데 부담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당내 99%의 의원이 유 의원의 장관 기용에 반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어 "당이 국민으로부터 감성적 지지를 받는데 실패한 데에는 유 의원의 책임도 있다"며 "신상문제는 유 의원 스스로 결단하는게 좋다"고 말했다. 박상돈 의원도 "당에서 장관 인사 추천권을 가진다면 주관적으로 `재주가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가슴이 따뜻해서 일반 국민이 장관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추천되기를 바란다"고 유 의원을 겨냥했다. 정장선 의원은 "개각은 내년도 국정운영 방향에 대한 대국민 메시지가 될 수밖에 없는데 신중했으면 한다"며 "당내에서 부담스럽다는 여론이 많은 만큼 유 의원 스스로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기자회견을 갖고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하려다 주위의 만류로 취소했다"며 "유 의원이 복지장관으로 임명되면 국민을 모독하고 공갈하는 인사가 될 것"이라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이처럼 `집안 식구'인 당내 인사의 장관 기용 가능성에 대해 미리부터 `안된다'라는 여론이 공개적으로 형성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게다가 이른바 `유시민 개각'의 가능성을 둘러싸고 당정간에 미묘한 긴장관계가 형성돼왔던 점에 비춰보면 향후 유 의원의 장관 기용 여부가 당정 관계에 새로운 불씨를 낳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통일장관 임명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이종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에 대해서도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국회 통외통위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제기돼 개각 전반에 걸쳐 당정간 이견이 노출되는 양상도 빚어지고 있다. 통외통위 소속 한 의원은 "이종석씨의 통일장관 기용설에 대해서도 당내 여론이 좋지 않다"며 "통일부 장관은 남북관계 뿐만 아니라 한미관계 등 외교 분야에도 정통해야 한다. 통일장관은 정치인 이뽀 정치력이 요구되고 자리"라고 말했다. 정윤섭 기자 jamin74@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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