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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2.30 17:27 수정 : 2005.12.30 17:44

한나라당 빠진 반쪽 국회. 30일 오후 한나라당이 불참한 가운데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참석의원들이 8.31 부동산 후속입법의 핵심법안인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 등을 의결하고 있다./이희열/정치/ 2005.12.30

무거운 분위기속 10분만에 ‘뚝딱’


헌정사상 처음으로 제1야당의 등원거부에 따른 불참 속에 새해 예산안이 처리된 30일 국회 본회의장은 회의 내내 무겁고 착잡한 분위기가 흘렀다.

한나라당의 등원 거부를 한목소리로 비판해온 열린우리당과 야3당이지만, 막상 올해 마지막 본회의에서 `반쪽국회'가 현실화되자 정국파행과 정치지도력 부재에 대한 따가운 여론을 의식하는 듯한 표정이 참석의원들 사이에서 읽혀졌다. 이런 분위기는 김원기 국회의장이 개의선언 직후 행한 인사말에도 고스란히 묻어났다.

당초 예정보다 30분 늦은 2시30분부터 사회를 시작한 김 의장은 "제1야당의 불참속에서 회의를 여는 것에 대해 국민께 죄송하다"고 운을 뗀 뒤 "대화정치를 만들려고 최선의 노력을 다했으나 공든 탑이 사학법 사태로 인해 일시에 무너진 것 같아 개인적으로 허망하고 상실감이 크다"고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 의장은 그러면서 자신이 직권상정했던 사립학교법 개정안 처리가 결과적으로 파행사태의 단초로 작용한 점을 의식한 듯이 `석명'을 하기도 했다.

김 의장은 "날치기 통과나 강행처리라는 용어는 적절치 못한 용어"라며 사학법 직권상정까지의 과정을 상세히 설명하고는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가 법치주의가 무너지고 실종된 것"이라며 "자기 권리와 이익을 법의 한계 내에서 보호받으려고 하지 않고 다른 방법으로 쟁취하려는 것은 대단히 큰 문제"라고 한나라당을 겨냥했다.

뒤이어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한 정진석(.무소속) 의원은 국회 파행을 야기한 우리당과 한나라당을 싸잡아 비판, 장내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이어 안건 처리에 들어간 본회의는 마치 예정된 수순을 밟듯이 일사천리로 진픗다.

먼저 종합부동산세법 등 8.31 부동산 후속대책 관련 세법 개정안이 재경위 소속 열린우리당 송영길 의원의 제안설명으로 표결에 부쳐져 10분만에 처리됐다. 이어 본회의 개의 45분만인 3시15분 강봉균 예결특위 위원장이 새해 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안의 심사결과를 보고했고, 곧이어 표결에 부쳐져 10분만에 통과됐다.

표결도중 우리당 한광원(光) 의원이 반대 버튼을 눌렀다가 이를 다시 번복, 장내에 한바탕 웃음이 쏟아지기도 했다. 예산안 표결에서는 민주당 김종인 의원이 유일하게 기권, 눈길을 끌었다.


이날 본회의에 올려진 20개의 안건은 2시간30분 만에 `속전속결'로 처리했다.


파병반대 의원 설득하는 여당 지도부. 열린우리당 김부겸 원내수석부대표 등 지도부가 자이툰부대의 파병연장안 표결을 앞두고 반대파인 임종인(왼쪽에서 두번째)의원을 설득하고 있다./조보희/정치/ 2005.12.30 (서울=연합뉴스) jobo@yna.co.kr

이런 와중에서도 새해 예산안과 함께 `촌각'을 다투는 현안이었던 이라크 파병연장 동의안은 정파와 개인소신에 따라 찬반의견이 갈리며 뜨거운 논란거리로 부상했다. 당장 김 의장이 동의안을 상정하기가 무섭게 민주노동당 천영세 원내대표가 소속의원 9명 전원이 퇴장하겠다고 선언, 여당의석을 중심으로 미묘한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이어 우리당 국방위 간사인 안영근 의원의 심사보고를 계기로 30여분간에 걸쳐 첨예한 찬반토론이 전개됐다.

먼저 반대토론자로 나선 민주당 손봉숙 의원은 "명분없는 파병에 반대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손 의원은 "파병연장이 한미동맹 공고화에 과연 얼마나 기여를 하고 있느냐"며 "옳지 않은 길인 줄 알면서도 무조건 따라가는게 우방인 미국과 동맹을 지키는 길이냐"고 되물었다.

우리당 임종인 의원은 "`아메리칸 워 인 이라크'(American War in Iraq)가 아니라 `아메리칸 테러 온 이라키 피플'(American Terror on Iraqi People)"이라며 "미국의 이라크 테러에 왜 우리가 들러리를 서느냐"고 `반대소신'을 거듭 피력했다.

그러나 같은 당 조성태 의원은 찬성토론에 나서 "이라크 민주화정부 수립과 치안유지가 결실단계에 들어선 지금에 와서 (이라크에서) 빠진다면 그동안의 노력이 무산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당 김성곤 의원은 "미국이 남아있기에 우리도 남아야 한다는 주장에는 공감할 수 없지만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어떻게 처신하는 것이 옳은지를 생각해달라"며 "결자해지 차원에서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토론후 진행된 표결결과는 재석의원 158명중 찬성 110, 반대 31, 기권 17명. 동의안이 통과되자 여당 의석에서는 안도의 한숨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표결에서는 여당내에서 상당한 `반란표'가 나왔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민주당과 국민중심당, 무소속 14명이 모두 기권 또는 반대표를 던졌다고 가정해도 최소한 여당내의 이탈표가 34표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의원들의 무거운 발걸음. 30일 오후 한나라당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국회 본회의에서 새해 예산안과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 등을 처리하고 퇴청하는 의원들의 발걸음이 무거워 보인다./이희열/정치/ 2005.12.30 (서울=연합뉴스) joy@yna.co.kr

이날 본회의에는 당 지도부의 비상대기령 발령에 따라 열린우리당 소속의원 144명 전원이 출석, 모처럼 일사불란한 결속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노효동 기자 rhd@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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