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표 “원희룡 그동안 여당 대변…막말 그만” 반격

일촉즉발의 한나라당. 5일 오전 염창동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의원회의에서 원희룡최고위원이 박근혜대표의 사학법 이념투쟁은 병이라고 한겨레21과의 인터뷰한 내용 등과 관련, 박근혜대표를 비롯한 이규택사학법무효화투쟁본부장이 원최고위원의 해명을 기다리고 있다.연합뉴스

<한겨레21> 인터뷰에 공개경고…이규택 “당 떠나라”

원희룡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한겨레21> 인터뷰를 통해 박근혜 대표를 공개 비판한 것에 대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5일 자신에 대해 “이념병”에 걸렸다고 비판한 원희룡 최고위원을 향해 공개 경고했다. 이규택 최고위원은 원 최고위원에게 “한나라당을 떠나라”고 촉구했다.

박근혜 대표는 이날 오전 한나라당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원 최고위원이 당 대표가 이념병에 걸렸다는 식의 인신공격성 인터뷰를 했는데 비판은 있을 수 있지만 이건 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원 최고위원을 비판했다.

박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자리에 앉자마자 “오늘 원희룡 최고위원은 안 오나? 다들 기사 봤으니 원 최고위원 이야기 안 할 수가 없다”며 말문을 열며 원 최고위원에 대해 노골적 불쾌감을 드러냈다.

박 대표는 “원 최고위원이 그동안 거의 모든 문제에 대해 열린우리당의 생각을 대변해 왔는데 한나라당과 당 대표는 다 그렇게 잘못됐고 열린우리당은 다 잘했다는 얘기냐”고 반문한 뒤 “한나라당이 아무리 민주화됐다고 하지만 말은 가려서 해야 한다”고 엄중 경고했다. 박 대표는 “자기가 속한 당 대표에 대한 존경심을 바라지도 않지만 막말은 삼가야 한다”며 거듭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당 사학법무효화투쟁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규택 최고위원은 나아가 원 최고위원의 자진탈당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규택 "사학법투쟁에 찬물끼얹고 등에 칼 꽂는데 도저히 용서 못해”

이 최고위원은 “막말을 해도 정도가 지나치지 않나 싶다”면서 "열린우리당이 막 나가고 노무현 정권의 인사가 망사가 되는 것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얘기 안하면서 당의 사학법 투쟁에 찬물을 끼얹고 등에 칼을 꽂고 그러는데 도저히 용서할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번에 문제발언이 있어 당 윤리위원회에 제소하려다가 참았는데 이번에는 안된다”면서 “내가 나가던지 원 최고위원이 나가던지 둘 중 하나를 택해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는 박근혜 대표를 비롯해 이강두, 박희태, 김영선, 정병국, 임태희, 유정복, 엄호성, 이규택, 원희룡 최고위원이 참석했으며 원 최고위원은 박 대표와 이규택 최고위원의 발언이 있은 뒤 참석했으나 언론에 공개된 회의에서는 발언을 하지 않았다.

원 최고위원은 이에 대해 “정당은 공론화의 장인데 그것을 막으면 어불성설이며 ‘집어치우고 입 다물라’고 하는 것은 토론이 아니다. 생산적 토론이 없으니까 그런 얘기를 하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굳게 입 다문 원희룡최고위원. 박근혜대표의 사학법 이념투쟁은 병이라고 <한겨레21> 인터뷰도중 발언한 원희룡최고위원이 5일 오전 염창동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의원회의에서 박근혜대표로 부터 공개 경고를 받은 뒤 굳은 표정으로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이희열/정치/ 2006.1.5 (서울=연합뉴스) [e-mail]

앞서 원 최고위원은 3일 발간된 <한겨레21> 인터뷰에서 박 대표가 사학법 장외투쟁을 국가정체성과 연계시킨 것과 관련, “박 대표는 편협한 국가정체성 이념에 비춰 자기 틀에 안 맞으면 전부 빨갱이로 본다”면서 “‘병’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아래는 5일 오전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 발언 내용이다. 회의는 오전 9시 시작돼 20여분간 공개로 진행되다 비공개로 전환했으며 10시45분께 끝났다.

■ 한나라당 최고위원 회의

△박근혜=오늘 원희룡 최고위원은 안 오나? 다들 기사 봤으니 원 최고위원 이야기 안 할 수가 없다. 원 최고가 어제 “당 대표가 이념 병에 걸렸다”는 인신공격성 인터뷰를 했다. 비판은 있을 수 있으나 도를 넘어선 것이라 생각한다. 그동안 원 최고위원은 거의 모든 문제서 열린우리당 생각 대변해왔다. 그러면 한나라당과 대표는 다 잘못됐고 열린우리당은 다 잘됐다는 거냐. 열린우리당 옳고 한나라당 틀리다는 것이냐? 말은 가려 해야 한다. 자기 소속 당의 대표에 대한 존경심은 바라지도 않으나 막말은 삼가야 한다. 원 최고위원 왔으면 직접 이야기 하려 했는데 참석을 안 하는 모양이죠?

△박희태=할 말이 없습니다.

△이규택=언론 보도 보니 막말이라도 너무 지나치다. 지난번도 사학법 투쟁서도 몇가지 문제 이야기해 개인적으로 이야기 했다. “나이 60넘은 이도 엄동설한에서도 60~70명이 벌벌 떨며 하는데 누구 위한 투쟁이라고 돌 던지냐”고 했더니 말 대꾸 안하길래 그 걸로 윤리위서 문제 삼으려 했는데…이번엔 도저히 참을 수 없다. 노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이 인사로 망사로 한마디도 이야기 안하고 당원 함께 투쟁하는 이 마당에 찬물 던지고 등에 칼 꽂고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제가 나가든지 원 최고위원이 나가든지 둘 중 하나 해야 한다.

(10분 가량 경과한 이 때쯤 원희룡 최고위원 회의에 참석해, 회의 내내 굳은 표정으로 묵묵히 듣고 있었음.)

△이강두=이 문제는 나중에 신중히 이야기하자. 노 대통령 3년을 평가해야 한다. 첫째 야당 강압으로 밀어 붙이며 헌정사 최초로 야당 불참 속에 여당 단독으로 통과시킨 유아독존 독재 정당이다. 참여정부 큰소리친 노 정부는 개각명단 보면 여야 국민 반대한 인사를 해 코드인사 끼리끼리 인사한다. 시장원리 무시하고 관치·분배위주 경제 주장하다 한국경제 적신호는 물론 양극화 만든 정권 틀림없다. 북인권문제 세계각국 아우성 치는데 퍼주기만 하는 눈치 정권임에 틀림 없다. 6자회담 앞둔 시기서 이종석 친북·반미 노선해온 사람 임명한 것은 안보 불감증이다. 중국·인도 등은 미래로 가는데 노 정권은 과거사법 제정해 국민 반목 갈등 부추기는 갈등 반목 정권이다.

△이규택=원 최고위원 신문 보도 보니 사학법 투쟁 이념병 박 대표 이야기했는데 어찌된 일인가. 노 대통령 인사문제는 이야기 하나도 안하고 어찌 총알을 엄동설한에 투쟁하는 대오에 찬물을 끼얹나. 납득하게 이야기해보라.

△박희태=회의 공개로 해야 하나?

△김영선=유시민 장관을 발표했다. 정책 정강에 입각한 정치 제대로 실현하는 것은 시대적 과제다. 지역주의 극복하고 정당정치 하려면 기간제 당원이라든지 그 당의 업무기조란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 의미서 유 의원 입각은 좋으나 현재 여당은 야당의 존재를 부인하고 야당의 협상력 부인해 야당을 길거리로 내몬 상태다. 합리적 토론과 여야 합의 무시하는 상황서 유 의원 밀어붙이기 인사는 인사 아니라 국정파탄이다. 국민 포용하는 정치 해야 허는데 이현령 비현령하는 군주정치로 간다. 이럴때 야당이 여당의 입장 문제 지적하는 것은 야당 역할. 이 역할을 한두 단어로 매도하는 것은 안된다. 현재 노 대통령은 이번 인사서 본인의 정치적 근본 문제 드러내서 심각한 반성과 추가 조처 필요하다.

△박 대표=회의 이제부터 비공개로 하자.

이정현 부대변인 “원 최고,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

굳은 표정의 원희룡 최고위원. (연합뉴스)

한편 이날 최고위원회의 이후 이정현 부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원 최고위원이 자신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 대변인은 “원 최고위원은 인터뷰 내용이 사학법 내용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이었다라고 밝혔다”라며 “원 최고위원은 앞으로 이 문제와 관련해 당론을 따라 사학법 저지투쟁에 적극 동참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래는 이 대변인이 최고위원회의 비공개 부분에 대해 브리핑한 내용이다. <한겨레> 정치부 성연철 기자 [e-mail]

■ [한나라 이정현 부대변인 브리핑] “인터뷰 내용은 시차에 따른 문제…원 최고위원 사과”

오늘 회의의 결론은 매우 명쾌하고, 당의 입장에선 유쾌하게 결론이 났다. 오늘 최고위원회의서 원 최고위원의 <한겨레21> 인터뷰 기사 내용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결론은 원 최고위원은 자신의 과격하고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최고위원 중진 당직자 모인 회의서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이야기했다. 자신의 최근 발언은 인터뷰 시점에 따른 시차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자신이 지적했다.

원 최고위원은 “사학법 일부 내용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이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원 최고위원은 앞으로는 이 문제와 관련해 결정된 당론 따라 사학법 저지투쟁에 자신도 적극 동참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원 최고위원은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 직후에 직접 박 대표 방으로 찾아갔다 3분여 정도 이야기했다. 그리고 박 대표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박 대표는 앞으로 당의 이념 노선에 대해 잘 해나가자라고 말했다.

이상이다. 일단 결론은 대단히 명쾌하고 유쾌하게 끝을 맺었다. 사학법 투쟁은 더욱 활기차게 나아갈 것이다.

시차 문제에 대해 설명한다. 원 최고위원은 여러 보도가 의총 직후 참여하지 못한 의총 직후 이뤄진 것이고 오늘 인터뷰도 그 당시에 이뤄져 <한겨레21>이 주간지라 지금 나온 것이다. 그래서 오해가 있을 수 있었다. 그리고 본인이 사학법 관련해 일부 다른 내용을 이야기했는데 그것에 대해 원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소수의견임을 스스로 인정했다.

앞으로 투쟁 협조하겠다는 의미는 본인 말 그대로는 “의총을 포함한 당론으로 결정된 사안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 개별 발언은 브리핑 않기로 했다. 흔쾌하게 다른 의견들을 수용했다. 구체적인 대화내용은 브리핑하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