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1.11 20:31
수정 : 2006.01.11 23:08
사학법 수원집회 강행…손학규 지사 ‘참석’ 만
원내대표 후보 정견발표회서도 ‘투쟁-협상’ 팽팽
한나라당이 11일 오후 경기 수원에서 사립학교법 개정 무효화를 위한 새해 첫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지난달 28일 대전 집회 이후 보름 만이다. 그러나 손학규 경기지사가 집회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이날 열린 원내대표 후보 정견 발표회에서 김무성·이재오 후보가 원외투쟁에 대해 시각차를 드러내는 등 당 안팎의 분위기는 뒤숭숭했다.
이날 집회에는 박근혜 대표와 이규택 사학법 무효화투쟁본부장 등 의원 70여명과 당원, 사학·종교계 관계자, 학부모단체 회원 등 모두 3천여명이 참석했다.
박 대표는 집회에서 “이 정권은 역대 최악의 정권으로 평가받고 있고, 앞으로도 최악으로 평가받을 것”이라며 “불같이 일어서 노무현 정권을 응징하고 나라를 지켜내자”고 말했다.
당의 사학법 원외투쟁을 비판하며 등원을 주장해온 손학규 지사는 이날 집회에 얼굴을 비쳤으나, 발언은 하지 않았다. 손 지사 쪽은 “광역단체장으로서 집회에서 발언하는 것은 선거법 위반 시비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원외투쟁에 대한 박 대표와의 견해차가 더 큰 이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나라당 경기도당 위원장인 홍문종 전 의원도 자리를 지켰을 뿐, 마이크를 잡지 않았다. 사학재단인 경민학원의 이사장인 홍 전 의원은 재단 돈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불구속 입건된 상태다.
한편, 이날 당내 초선 의원들 주최로 열린 원내대표 후보 정견 발표회에서 김무성 후보는 ‘투쟁’에 무게를 둔 반면, 이재오 후보는 ‘협상’을 강조했다.
김 후보는 “여당의 사학법 날치기 처리는 이 정권의 지배세력 교체 시도”라며 “오는 24일 새로 뽑히는 열린우리당의 원내대표와 대화는 하겠지만, 여당 전당대회가 끝나는 다음달 18일까지는 국회가 열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당론을 변경하지 않는 한 누가 원내대표가 되든 효율적인 투쟁을 위해 목소리는 같아야 한다”면서도 “사학법 재개정을 효율적으로 하려면 투쟁과 협상을 같이 해야 한다”고 협상 쪽에 무게를 실었다. 수원/황준범, 성연철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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