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원내대표 개인으로선 재선 시절 원내총무와 사무총장을 이미 지낸 바 있지만 당 대표에 이은 당 서열 2위 자리에 올라 정치적 이력을 한단계 격상시키며 포부를 펼쳐볼 수 있는 호기를 맞게 됐다. 그러나 이 원내대표는 당선의 기쁨을 누릴 여유조차 없이 결코 만만치 않은 난제를 푸는데 매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2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사학법 투쟁과 관련한 등원거부 지속 여부 결정 등 투쟁노선을 재정립하는 과제가 코앞에 닥쳐 있다. 사학법을 국가정체성 문제로 인식하며 `올인승부'를 벌이고 있는 박 대표를 상대로 등원을 설득하기란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언제까지 국회를 보이콧할 것이냐는 데 대한 의원들의 회의가 적지 않은 데다 황우석 파문에 대한 국정조사 필요성과 개각에 따른 인사청문회 등 등원을 압박하는 요인은 점점 쌓여가는 형국이다. 20표 이상의 큰 표차와 함께 이 원내대표의 `깜짝 승리'로 귀결된 경선 결과는 이런 당내 기류가 그만큼 강하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재야 운동권 출신에 이미 원내총무를 거치면서 대여 전략과 관련, 풍부한 노하우를 지닌 것으로 알려진 이 원내대표가 오는 24일 구성되는 열린우리당의 새 원내대표단과의 협상을 통해 당의 주장을 관철시키고 등원 명분을 찾아낼 지 여부가 원내대표 `롱런'을 향한 1차 시험무대가 될 전망이다. 지방선거가 코앞에 다가온 시점에서 여야간 극적 전기가 마련돼 국회 정상화에 합의할 경우 효과적인 원내투쟁을 통해 정부 여당의 실정을 부각시키면서 선거국면을 주도해 나가야 한다는 것도 이 원내대표에게 주어진 또하나의 숙제다. 비정규직법안과 불법도청 X파일 특별법.특검법 등 지난해 해결되지 못한 채 이월된 쟁점법안이 산적해 있는데다 작년말 등원거부로 올해 예산안과 부동산대책 관련법안 등의 심의에 전면 불참한 한나라당으로선 `민생법안' 처리에 대한 `감'도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6월로 예정된 관리형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와 지방선거 이후의 본격 대권경쟁 등 굵직굵직한 정치일정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 시장측 인물로 분류되는 이 원내대표가 또다른 `불공정' 시비에 휘말리지 않고 원내사령탑으로서의 역할을 여하히 수행해 내느냐도 그에게 주어진 과제다. 내달 18일 전당대회를 통한 열린우리당의 강력한 새 지도부 출범이 예고되고, 내년 대선을 앞두고 변화무쌍한 정국 지형변화가 예상되는 시점에서 한나라당의 새 투톱체제가 얼마나 효과적인 정치력을 발휘하며 당을 이끌어 나갈지 주목된다. 유의주 기자 yej@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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