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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1.25 19:57 수정 : 2006.01.25 20:00

열린우리 대통령 반대에도 ‘민주당과 통합’ 논의 계속
통합반대 영남 출신들 “재통합은 한나라 몰아주기”
임종석 강력주장… 정동영·김근태 명확한 태도 안보여

열린우리당의 운명을 가를 수도 있는 ‘폭발물’ 가운데 하나인 ‘민주당과의 통합론’을 둘러싼 2·18 전당대회 출마자들 사이의 논란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조짐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25일 새해 기자회견에서 “지역에서도 정당한 경쟁이 있어야 한다”며 통합론 반대의 뜻을 밝혔지만, 이를 두고 ‘노심’ 논란으로 번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노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선, 김영춘·김부겸 의원과 김두관 대통령 정무특보 등 민주당과의 통합에 반대 의사를 밝혀온 후보들이 반색하는 분위기다. 반면에 ‘민주당과의 선거연합’을 주장하며 통합에 적극적인 임종석 의원은 논평을 내어, “대통령의 뜻은 지역구도 문제를 선거구제 개편으로 풀어야 한다는 의미”라며, 통합 반대로 해석되는 데 이의를 제기했다.

노 대통령과 유시민 의원, 그리고 통합을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후보들이 모두 영남 출신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열린우리당 관계자는 “민주당과의 통합 움직임은 당장 영남에서 한나라당 몰아주기로 이어질 것”이라며 “열린우리당 창당으로 숨통이 트인 영남의 민주세력들이 또다시 고사할 위기에 처한다는 위기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호남에서 약간의 득을 볼지 몰라도 영남에서는 그 이상의 손해를 보게 돼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임종석 의원은 ‘재집권을 위한 반한나라당 전선’이라는 논리를 내세우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임 의원은 “정권 재창출이 없으면 개혁은 없다”며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반드시 지방선거에서 이겨야 하며, 이를 위해 민주당과의 선거연합 등 반한나라당 전선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염동연·최재천 의원 등 임 의원을 지지하는 호남 출신 의원들의 태도도 분명하다. 최재천 의원은 “창당정신은 시대에 맞게 재해석돼야 한다”며 “지금 중요한 것은 개혁을 계속할 수 있는 정권 재창출”이라고 강조했다. 지역주의 극복이라는 가치도 중요하지만, 선거를 앞둔 정당으로서 ‘재집권’에 좀더 무게를 둘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또다른 후보인 김영춘 의원은 26일 성명을 내어 “지역주의에 기대 당 창당정신을 훼손하고 있다”며, 임종석 의원과 김두관 특보를 싸잡아 비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재선의원은 “통합을 둘러싼 논란은 열린우리당의 영남세력과 호남세력의 충돌이라는 성격도 있지만 정치를 바라보는 근본적인 시각과 재집권의 방법까지 이어지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들 후보와 달리, 1위를 다투는 정동영 전 장관과 김근태 의원은 이 문제에 깊이 연루되는 것을 꺼리는 기색이다. 전국에 고른 기반이 있고 영·호남 양쪽을 아울러야 하는 처지에서 이 문제가 ‘뜨거운 감자’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범양심세력 대연합 차원에서 추진돼야 할 문제”(김근태)라거나, “평화·민주·미래 세력의 연대 차원에서 생각해 봐야 한다”(정동영)라고만 조심스럽게 밝히고 있다. 두 사람은 통합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시점도 ‘지방선거 이후와 대선 사이’로 보고 있다.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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