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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2.02 15:06 수정 : 2006.02.02 15:59

열린우리당의 2.18 전당대회 본선 진출자를 뽑기 위한 예비경선이 실시된 서울 백범기념관은 2일 오후 후보들의 불꽃튀는 유세 대결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후보들은 지방선거를 4개월 가량 앞두고 펼쳐진 이번 전대가 당 지지율 상승은 물론 정권재창출의 중요한 길목이라는 전제 하에 자신이야말로 난국을 뚫고 위기를 헤쳐나갈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특히 우리당의 양대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정동영 김근태 후보가 모두 출전해 일찌감치 `2강'을 형성한 가운데 다른 후보들은 남은 최고위원 자리를 찧하기 위해 열변을 토하며 치열한 유세를 벌였다.

장외 선거전도 후끈

0...백범기념관 주변은 예비경선이 시작된 오후 1시 훨씬 이전부터 선거전으로 후끈 달아올라 2.18 전대의 축소판을 실감하기에 충분했다. 개별후보의 지지자 100여명은 일찌감치 예비경선이 열리는 강당으로 향하는 계단에 일렬로 늘어서 지지를 호소하는 전단지를 나눠주고 구호를 외치면서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부산했다. 또 후보들은 속속 도착하는 당 상무위원.중앙위원 등 유권자의 두 손을 굳게 잡고 한 표를 호소했다. 이날 경선장에는 정동영.김근태 후보의 부인인 민혜경.인재근씨도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유의장, 페어플레이 당부


0...유재건 의장은 인사말을 통해 정.김 양대후보간 과열경쟁에 따른 당 안팎의 우려를 의식한 듯 후보간 페어플레이를 어느 때보다 강조했다. 유 의장은 "후보들의 경륜을 볼 때 철부지같이 당해체하는 일은 없을 것이고 후보간 최소한 동지애가 있어 걱정없다"며 "동지적 경쟁이 활발히 펼쳐질 때 국민의 지지를 받는다. 믿음은 불가능을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다.

유 의장은 이어 예비경선에서 탈락할 후보에게도 박수를 보내줄 것을 제안하면서 `뒤에 올 샌을 생각해 눈 위를 걸을 때 함부로 걷지 말라'는 백범 김구 선생의 말씀을 인용, "아름다운 미소를 남겨줄 정당이 되자"고 다짐했다.

김한길 원내대표도 "지지율이 낮지만 지난 10년간 이대로만 가면 이긴다고 배부르게 산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며 "가파른 절벽 앞에서도 기죽지 않고 이겨왔었다"고 용기를 북돋웠다. 김 원내대표는 "저는 지지율을 5%만 올려놓겠다. 새 의장과 지도부가 들어와서 5%만 더 올려놓으면 지지도가 30%를 넘을 수 있다"며 "함께 힘을 모아 풀죽어 숨죽이고 있는 지지자들 가슴에 불을 지르자"고 역설했다.

김부겸 "강금실과 형수.동생하는 사이"

0...가장 먼저 연단에 선 김부겸 후보는 두 손을 불끈 쥐고 인사한 뒤 "한나라당의 아성인 대구.경북에서 제가 깃발을 꽂겠다. 한 걸음만 더하면 마의 영남지역을 공략할 수 있으니 제발 당의장 명함 하나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는 우리당 내에서 강금실 전 법무장관 모셔오기 경쟁을 의식한 듯 "강 전 장관과는 형수.동생 사이"라고 소개하면서 "필요하다면 삼고초려가 아닌 백고초려를 해야 하고 업어서라도 데려와야 한다"며 인재영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후보는 또 "앞서가는 빅2간 이전투구라는 말까지 등장했고 이대로 가면 공멸한다"며 `네거티브 선거전 양상'을 비판하면서 "사생결단의 승부처가 아니니 서로 가슴에 비수를 꽂는 일은 그만두자"고 열을 올렸다.

김두관.임종석 `통합론' 공방

0...민주당을 포함한 통합론을 놓고 `영남포위론', `영호남 분열주의'라는 날선 공방을 벌인 김두관.임종석 후보는 이날 역시 상대방에 대한 견제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먼저 연설에 나선 김두관 후보는 "정치를 시작할 때부터 온몸을 던져 지역주의와 맞서 싸웠다"며 영남지역에서 민주당,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출마했던 자신의 경력을 부각시키면서 "앞으로 정치를 계속하는 한 전국정당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반면 임 후보는 "대통합을 시작해야 한다. 우리당 배지를 달고 지방선거에 나서는 대책없이 우리 전사들을 전장으로 몰아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면서 "중도개혁세력의 통합을 통한 정권재창출이야말로 이 시대 최고의 개혁"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춘 "우리당 만세"

0...`우리당이 반드시 지켜내야 할 번호, 기호 1번'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김영춘 후보는 당내의 무원칙한 통합론, 이상적 급진주의를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합당론, 대연정 등 오락가락하는 정책과 이상적 급진주의, 조급증 탓에 국민이 등을 돌렸다"며 "경마에서 1,2등이 뻔한 말은 배팅해도 배당금이 적다. 대박의 승리을 위해 지지를 부탁드린다"며 두 손을 번쩍 들어 `우리당 만세'를 외쳤다.

이종걸 후보는 "선해 보이는 이종걸이 오늘은 각을 좀 세워야겠다"며 "지금 상황은 외길철도에서 한 기관차가 다른 기관차로 달려드는 일촉즉발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고 언급, 정.김 얜 후보간 과열경쟁에 대한 깊은 우려감을 드러냈다. 이 후보는 `당권파 책임론'을 제기한 김근태 후보를 겨냥한 듯 "누가 당권파고 누가 비당권파인가. 우리당의 당권은 중앙위에 집중돼 있다"고 주장하면서 "두 기관차가 같은 방향으로 달려나가야만 초고속 열차가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정동영.김근태 `신경전' 여전

0...6번째 연설자로 나선 정동영 후보는 김근태 후보와의 경쟁이 비난전 양상으로 흐른다는 우려를 감안한 탓인지 접 공격을 자제하며 칭찬하는 선거전을 다짐했지만 김 후보는 `당권파 책임론'으로 응수하는 공격적 자세를 취했다.

정 후보는 "당내 선거인데 심하게 치고받으니 걱정되는 것 같다"고 말문을 연 뒤 "그러나 걱정말라. 어떤 후보에 대해서도 어떤 네거티브 선거전도 없을 것임을 이 자리를 빌어 천명한다"며 김 후보와의 차별성을 꾀했다. 그는 "창당 초심으로 돌아가 꼴찌에서 1등을 만들었던 승리의 경험을 되살려 국민 속으로 파고들자"며 `신몽골기병론'을 주창하면서 "사공없는 나룻배처럼 흔들렸던 과거를 청산하고 당정청 한몸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1세기 개혁정치의 격랑 속에서 저 정동영은 위기와 도전을 회피하지 않았다. 좌고우면하지 않고 몸을 던져 승리했다"며 "(지방선거일인) 5월31일 밤 필승의 승리와 장미꽃을 달아드리겠다"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김 후보는 `달변'의 정 후보를 의식한 듯 "저는 연설도 잘못하고 말주변도 없다"면서도 "군사정권 시절에 끌려가서 모진 고문을 받은 후유증 때문에 연설할 때도 콧물을 흘린다"며 민주화 운동의 전력을 부각시켰다. 그는 또 네거티브 선거를 지양하자는 정 후보측 주장에 대해 "칭찬하면서 가자는데는 동의한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지방선거를 승리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이 상황에 대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을 굽힁 않았다.

그는 "이 상황에서 노선도, 간판도, 인물도 바꿔야만 참패를 극복할 수 있다"면서 "만년 2등을 하던 김근태가 당의장에 당선돼야 국민의 폭발적 관심을 받을 수 있고 지지율을 10%포인트 이상 올려놓을 수 있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여성 지도자는 땅에서 솟아나지 않는다"

0...`최고위원 1명은 여성을 두도록 한다'는 당헌에 따라 최고위원 진출이 확정된 상태인 조배숙 후보는 "최고위원이 됐는데 선거운동은 왜 하느냐는 말을 들으면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며 여성 정치인에게 척박한 정치풍토를 개탄했다.

조 후보는 "여성 지도자는 땅에서 솟아나는 것이 아니다. 강함을 누르는 것이 부드러움이고 대립을 치유하는 것이 조화와 화해"라며 "여성 정치인을 키워내는 정치풍토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연단에 오른 김혁규 후보는 "제일 늦게 나왔지만 제일 먼저 찍어달라"는 농담을 건넨 뒤 "경제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며 `경제는 김혁규, 통일은 정동영, 사회복지는 김근태'에게 맡기는 희망의 삼각편대 구상을 밝혔다. 경남 출신의 김 후보는 호남표를 의식한 듯 "김대중 전 대통령도 제가 나라살림을 살면 잘 살텐데라고 했다. 제가 당의장이 되면 김 전 대통령을 모시고 북한을 가겠다"며 친분을 강조했다. jbryoo@yna.co.kr 류지복 정윤섭 기자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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