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2.02 19:52
수정 : 2006.02.02 21:56
정동영 406표 얻어 1위 차지…김근태 325표 2위
“실질투표수 10% 이상 차”-“환산하면 4.2% 차”
김혁규 “희망의 3각연대 연설로 큰 호응”
이변은 없었다. 전당대회의 ‘컷오프’(예선) 성격인 열린우리당의 2일 예비선거에서 정동영 후보가 유력한 경쟁자인 김근태 후보를 제치고 예상대로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김근태 후보 쪽은 ‘할 수 있다’는 표정이다. ‘당선 가능권’인 3·4·5위도 그동안의 여론조사 결과대로 김두관·김혁규·임종석 의원이 차지해, 2강-3중-3약 구도를 형성했다. 탈락의 쓴잔은 2표 차이로 이종걸 의원이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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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2·18 전당대회 예비경선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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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승이다’ 대 ‘역전 가능하다’=이날 오후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예비선거 투표 결과, 정동영 후보는 406표, 김근태 후보는 325표를 얻었다. 국회의원과 상무위원, 중앙위원 등 투표 참가자 467명의 투표 결과에 여론조사 결과를 30% 반영한 결과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양쪽의 차이는 4.2%다. 이 차이를 놓고 정동영-김근태 후보 쪽은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정동영 후보 쪽은 “여론조사를 (30%가 아니라) 100% 반영하면 정 후보는 62.91%이고, 김 후보는 50.36%의 득표율로 12% 이상 차이가 나므로 사실상 압승”이라고 주장했다. 이른바 ‘대세론’으로 가겠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반면, 김근태 후보 쪽은 “인정된 결과만을 보면 오차 범위 내로 따라잡은 것”이라며 “변해야 살고 바뀌면 이긴다는 확신을 보내준 것”이라고 되받았다. 김 후보 쪽은 현장투표에서는 많이 뒤졌지만, 여론조사에서는 상당수 근접한 것에 용기를 얻고 있다.
경상도의 힘=김두관 후보와 김혁규 후보는 각각 231표와 229표를 얻어, 공동 3위나 다름없었다. 김두관 후보는 정 후보 쪽 대의원들 사이에서 ‘배제투표’ 대상으로 공공연히 거론됐음에도, 참여정치실천연대와 김근태 후보 쪽의 지원에 힘입어 뚝심을 과시했다. 김혁규 후보도 정 후보 쪽의 든든한 지원과 뛰어난 현장연설로 상당한 표를 모으는 데 성공했다. 여당 관계자는 “그간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김두관 후보와 김혁규 후보가 상당한 차이를 보였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 차이가 많이 없어진 점이 주목된다”고 분석했다.
40대 깃발은 어떻게 될까?=40대 후보들은 상대적으로 약한 당내 기반에다, ‘연대’를 시도하지 않은 탓인지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적을 올렸다.
200표를 얻어 5위를 차지한 임종석 후보 쪽은 예비경선 초반까지만 해도 이변을 기대했지만, 김혁규-김두관 후보를 뛰어넘지 못했다. 183표를 받은 김부겸 후보와 124표를 받은 김영춘 후보는 명확한 의제를 만드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배숙 후보가 116표에 그친 것은 여성 몫의 당연직 최고위원으로 이미 확정된 탓으로 보인다. 유일하게 탈락한 이종걸 후보는 ‘40대 후보단일화’라는 명분을 관철시킬 수 있는 역량을 드러내지 못한 게 패인으로 분석된다.
열린우리당 관계자는 “예비선거 결과는 통과 여부만 보는 것이기에 순위는 큰 상관이 없다”며 “오히려 약진한 쪽은 위기감을 느낀 대의원들이 배제대상으로 삼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이태희 이지은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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