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2.10 22:15
수정 : 2006.02.18 04:02
민주노동당의 새 대표에 문성현(54) 전 경남도당 위원장이 당선됐다.
민주노동당이 지난 6일부터 닷새 동안 당원들의 인터넷 투표와 지역위원회 방문투표 등을 진행해 10일 개표한 결과, 전체 3만1269표 가운데 문 후보가 1만6547표(53.62%)를 얻어, 1만4315표(46.38%)에 그친 조승수 후보를 누르고 대표 최고위원에 뽑혔다. 문 당선자는 앞으로 2년 동안 민주노동당을 이끌게 된다.
문 당선자는 당선 수락연설을 통해 “노동자·농민 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을 바로 세워 당을 통합하겠다”고 밝혔다. 문 당선자는 또 지난달 1차 투표에 이어 결선 투표까지 두차례의 선거운동 과정에서 불거진 상호 비방전이나 특정 정파 독식론 등에 대해 “조 후보와 그 지지자들과 함께 하겠다”고 거듭 ‘통합’을 강조했다.
당내 두 정파 가운데 ‘자주파’(NL)의 지지를 업은 문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지금까지 선출된 11명의 최고위원 가운데 자주파가 8명, ‘평등파’(PD)가 3명으로 이번에도 ‘불균형 분포’가 형성된 상태다. 특히 당 대표와 사무총장(김선동), 정책위의장(이용대) 등 당 3역을 모두 자주파가 휩쓸었다.
문 당선자는 당면 현안인 비정규직법 처리에 대해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강행처리하려는 것을 단호하게 저지할 것”이라고 강한 태도를 보였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선 “국민들의 삶에 대한 전면적인 도전”이라며 “전면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또 열린우리당 등에서 주장하는 ‘민주세력 대통합론’에 대해 “민주노동당은 노동자 중심의 정치를 할 것”이라고 반대 뜻을 밝혔다.
문 당선자는 경남 함안 출신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직후 노동계에 투신해 20여년을 몸담아온 노동운동의 중심 인물로 꼽힌다. 전국노동운동단체협의회 공동의장과 민주노총 전국금속연맹 위원장 등을 지냈으며, 5월 지방선거 경남도지사 후보이기도 하다.
한편, 낙선한 조 후보는 “당과 문 후보에게 충성을 다하겠다”며 “저를 지지했던 많은 당원들이 낙담하거나 당에 소극적이지 말아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결선 투표에는 선거권을 가진 당원 유권자 4만7236명 가운데 3만1269명이 참여해, 66.2%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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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필]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
20여년의 `청춘'을 노동운동에 고스란히 바친 노동계의 대표적 투사. 대학졸업과 동시에 병역을 마친 뒤 79년 프레스공으로 노동계에 투신, 88년 경남노동자협의회 의장과 이듬해 전국노동운동단체협의회 공동의장에 오르며 노동운동의 중심인물로 성장했다. 이후 93년 전노협 사무총장을 거쳐 99년 민주노총 금속연맹 위원장을 지내는 등 단병호 심상정 의원과 함께 `문ㆍ단ㆍ심'으로 불릴 만큼 민주노총 `중앙파'에서 핵심적 역할을 해왔다. 이처럼 적극적으로 노동운동을 하면서 노동법과 국가보안법 위반 등으로 수차례 구속과 투옥을 반복하기도 했다.
2000년 민주노동당 입당과 함께 본격적으로 현실 정치에 뛰어들었으며, 2004년 경남도당위원장을 맡은데 이어 지난해 11월 전 지도부의 사퇴에 따른 임시지도부에 합류, 사무총장격인 비대위 집행위원장으로 일해왔다. 계파색이 엷은 편으로 고질적인 당내 정파 갈등 해소에 기여할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으나 `정체성' 논란에 휩싸일 우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인 이혜자씨(52)와의 사이에 1녀.
▲경남 함양(54) ▲서울대 경영학과 ▲㈜통일 노조위원장 ▲경남노동자협의회 의장 ▲전노협 공동의장 ▲민주노총 금속연맹 위원장 ▲민주노동당 경남도당위원장
이승우 기자 lesli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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