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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3.01 10:36 수정 : 2006.03.01 10:36

(서울=연합뉴스) 작년 3.1절에 저는 "한.일 두 나라가 진실과 성의로써 과거사의 앙금을 걷어내고 진정한 화해와 협력의 길로 나가자"고 강조했다. 잘못된 역사 인식과 감정을 정리하지 않고서는 한일관계는 물론 동북아의 미래를 기약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1년 동안 신사참배와 역사교과서 왜곡, 그리고 독도문제까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지도층의 신사참배는 계속되고 있고, 침략전쟁으로 독도를 강점한 날을 기념까지 하고 있다.

사정이 이러하니 우리 국민들 입장에서는 아직도 일본이 침략과 지배의 역사를 정당화하고, 또다시 패권의 길로 나아갈지 모른다는 의구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신사참배는 전쟁 반대의 결의를 다지기 위한 것이고, 개인의 문제로서 다른 나라가 간섭할 일이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국가적 지도자의 행위는 인류보편의 양심과 역사의 경험에 비추어 과연 합당한 일인지를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

일본은 이미 사과했다. 우리는 거듭 사과를 요구하지는 않는다. 사과에 합당한 실천을 요구하는 것이다. 사과를 뒤집는 행동을 반대하는 것이다. `주변국이 갖고 있는 의혹은 근거가 없다'고만 말할 것이 아니라 의심을 살 우려가 있는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 이미 독일과 같이 세계 여러 나라가 실천하고 있는 선례가 그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이 `보통국가', 나아가서는 `세계의 지도적인 국가'가 되려고 한다면 법을 바꾸고 군비를 강화할 것이 아니라, 먼저 인류의 양심과 도리에 맞게 행동하여 국제사회의 신뢰를 확보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일본 국민의 양식과 역사의 대의를 믿고 끈기 있게 설득하고 요구해 나갈 것이다.

우리의 역사 문제도 정리하고 가야 한다. 용서와 화해의 전제로서 진실을 밝히고, 과거사에서 비롯된 분열을 해소하고, 신뢰와 통합의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 우리는 지금 과거사 정리를 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과거사는 그 자체가 바로 역사이다.

과거사 정리과정을 보면 우리의 역사에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거나 잘못 기록된 역사가 더러 있을 수 있다는 짐작을 할 수 있다. 이웃나라에 대하여 잘못 쓰인 역사를 바로잡자고 당당하게 말하기 위해서는 우리 역사도 잘못 쓰인 곳이 있으면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지금 진행 중인 과거사 정리과정은 이러한 역사적 관점에서 이해되어야 하고, 또 이러한 관점을 고려하여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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