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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3.23 16:00 수정 : 2006.03.23 16:00

"미국 굴복 아니냐".."아니다. 한국 영화 자신없느냐"

노무현 대통령이 23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가진 '국민과의 인터넷 대화'에 영화 '왕의 남자' 주연배우 이준기씨가 특별패널로 참석, 스크린 쿼터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지난 1월 청와대 참모들과 시내 극장에서 이 영화를 관람하고 호평을 한 적이 있던 노 대통령은 "스크린 쿼터 축소가 미국에 대한 굴복 아니냐"는 다소 '공세적인' 이씨의 질문에 즉답을 하지 않고 "영화에서만 매력적인 줄 알았는데 실물을 봐도 아주 잘 생겼다"며 이씨를 추켜세우며 분위기를 부드럽게 이어갔다.

노 대통령은 이어 "지금도 계속 손님이 들어오느냐. 지난번에 기록을 세웠다는 보도를 보았는데 그 후에도 관객이 늘어나고 있느냐"고 물었고 이씨는 "꾸준히 관객이 들고 있다"고 답했다.

노 대통령은 "그 영화 비디오 나오면 집에서 또 보겠더라"며 거듭해서 영화에 관심을 표명한뒤 이어 이씨의 이름을 '이준길'이라고 잘못 말해 좌중에 폭소가 터지자 "자꾸 영화의 공길이 이름만 생각이 나서...스타가 스타를 알아야 하는데 미안하다"며 농담까지 했다.

노 대통령은 스크린 쿼터에 대한 답변을 풀어가면서 "한국 영화가 참 많이 발전했는데 이준기씨 같은 영화인들에게 물어보고 싶다"며 "정말 자신없느냐. 우리 영화시장에서 아주 나쁘게 봐서 한국영화 40∼50% 점유율 지킬 자신이 없느냐"고 오히려 이씨에 질문을 던졌다.

이에 이씨는 "자신있다. 젊은 배우로서 경쟁력 있고 떳떳할 수 있다"며 "그러나 많이 걱정된다. 미국의 물량 공세로 우리가 열정을 갖고 만든 좋은 영화들을 관객들에게 보여드릴 수 기회조차 없어질까 걱정된다"고 답했다.

노 대통령은 이씨의 답변을 진지하게 경청한 뒤 "이해한다. 실제로 자신이 없어서라기보다 미국한테 압력을 받아 굴복하는 것 아니냐는 자존심, 불쾌감이 더 많이 개입돼 있는 것 같다"며 영화인들의 정서에 대한 공감을 표시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참여정부는 많이 달라졌고 자주국가로 갈 수 있는 준비와 우리 국민 역량이 그렇게 됐다"며 "선입견을 갖고 굴복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으면 좋겠고, 실제로 그것은 아니다"며 스크린 쿼터 축소가 미국 압력에 의한 것이 아님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스크린 쿼터 문제는 우리가 자신이 없으면 보호해야겠지만 자신있으면 그 문제 열고 당당하게 나가야 한다"며 스크린 쿼터에 대한 정부 입장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얼마전 다녀온 이집트에도 멕시코에도 우리 드라마가 방영되고 전세계로 나가있더라"고 소개한 뒤 "문화 다양성이나 정통성은 다문화가 교류하는 가운데 지켜지며 교류 안하면 다 망했다"며 "자신있으면 교류하고 열어놓고 가고, 미국에게 꿀리지 않는 대한민국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영화계가 절대 반대만 하니까 대화가 안된다"며 "정부로서는 한국영화 경쟁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하는 것이 있는데 대화가 안되니까 지원책은 저 혼자 굴러가고 수요자는 없는 실정"이이라고 영화계의 대화 자세를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말을 맺으면서 "월드컵 하면 훈련도 하고 하듯이 그렇게 자신있게 가자. 영화인들은 자신없느냐"고 되물었다. 이씨는 이에 "영화인으로 좋은 영화 만들겠다"고 답하며 대화가 마무리됐다.

성기홍 기자 sgh@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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