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민정·인사·시민사회 40대 수석 임명

측근 전진 배치…균형있는 조언 한계

청와대의 주요 수석·보좌관 자리에 40대가 전진배치됐다.

노무현 대통령은 3일 전해철(44) 민정비서관을 민정수석에, 박남춘(48) 인사관리비서관을 인사수석에, 이정호(47) 제도개선비서관을 시민사회수석에 임명했다. 이날 물러난 문재인 전 민정수석, 김완기 전 인사수석, 황인성 전 시민사회수석이 각각 53살, 62살, 53살인데 비하면 10년쯤 젊어진 셈이다.

또 자리가 비어있던 혁신관리수석과 정보과학기술보좌관에는 차의환(59) 혁신관리비서관과 김선화(50) 순천향대 신소재공학과 교수를 각각 임명했다.

정태호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께서는 참여정부 출범 4년차를 맞아 그동안 참여정부가 추진해온 주요 정책들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마무리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이번 인선의 성격을 밝혔다.

40대의 신임 비서관 3명은 모두 노 대통령과의 오랜 인연을 바탕으로 대통령의 ‘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고, 청와대에서 해당 분야의 실무능력을 인정받아온 인물들로 평가받고 있다.

전해철 민정수석은 천정배 법무부 장관이 노 대통령과 함께 세운 법무법인 ‘해마루’에 1993년 몸담으면서부터 노 대통령과 인연을 맺어, 지난 대선때는 노 후보 선대위 법률지원단 간사로서 각종 선거소송을 도맡았다. 탄핵안이 기각된 직후인 2004년 5월부터 청와대 민정비서관으로 일해왔다.

박남춘 인사수석은 노 대통령이 해양수산부 장관을 하던 시절 총무과장으로서 다면평가와 학습활동, 지식정보 시스템 구축 등 혁신 과제를 매끄럽게 처리하면서 신뢰관계가 구축됐다.

이정호 시민사회수석은 부산에서 시민단체 활동을 해오다, 대선을 앞두고 부산지역 교수 20여명을 끌어모아 당시 지지도가 바닥이던 노 후보에 대한 지지선언을 이끌어낸 전력이 있다. 이광재 의원의 손위 처남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들이 오랫 동안 노 대통령이라는 ‘거울’을 통해 세상을 봐온 탓에, 노 대통령의 시야를 넓히고 균형감있는 조언을 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러난 수석들에 견주면 정치적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한 관계자는 “외부에서 명망가를 데려오려면 다음 자리까지 보장해줘야 하는데, 임기말이라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김의겸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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