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은 "중국에서 통일국가가 나타나면 한반도는 한번씩 홍역을 치렀다"며 "또한 일본의 강대한 세력이 나타났을 때 한반도에는 전쟁이 일어났다"며 임진왜란, 일제의 식민지배 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임진왜란 때 도자기 기술의 산업기반이 완전히 붕괴됐고 공부하는 사람, 농사 잘짓는 사람 등 10만명을 잡아갔으며 농지는 3분의 1로 축소됐다"며 "그때 그 일을 당하지 않았더라면 한국이 산업적으로 근대화 과정에서 상당히 발전했을지 모른다"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또 "민족사관 입장에서 인정하지 않으려 하지만 우리는 중국을 항상 큰집, 형님이라고 했는데 난데없이 일본이 '형님하겠다'고 하니까 족보가 다른 것이고, 이게 수천년 내려온 한일관계"라며 "오늘날 일본에 국수적 경향이 심상치 않게 느껴지는 것 또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 같은 과거 한일, 한중관계와 관련한 대응에 대해서는 "대체로 깜깜했다"며 "고려초기, 조선초기 약 100년간 국제정세를 잘알고 적절하게 대응했던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우리가 국치를 당한 매 시기에 국내에 분열이 있었다"며 "국력이 없으니까 대책이 없고, 대책이 없으니까 공리공론만 가지고 죽기살기로 싸움만 하는 것"이라며 '깜깜한 대응'의 원인을 풀어 설명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시계 바늘을 돌려 역사의 진보를 짚었다. "개인의 존엄성이 왕과 다르지 않게 성장돼 나가는 과정이 인류 역사의 진보과정이며 문명의 발전과정"이라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또 "민주주의 사상으로 국가를 통치하는 모든 나라의 국민들은 어떤 외부의 지배도 이제는 수용하지 않을 것이며, 이는 돌이킬 수 없는 역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고난의 역사가 반복될 수 있다는 불안감과 이 진보의 역사가 결코 같은 역사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서로 얽혀져 저를 잠못들게 하는 것"이라며 역사를 바라보며 생긴 고민을 좀더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노 대통령은 "앞으로 나아가는 역사, 반복하려는 역사 이 2개의 힘이 지금 팽팽하게 실려 있는 것이 21세기 초두 세계의 상황이고 동북아를 둘러싼 질서"라며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가 그 팽팽한 균형상태를 깨고 역사를 진보의 방향으로 이끌고 갈 수 있다"고 역설했다. 나아가 "하나가 되는 길을 찾아야 한다"며 "하나가 되는 길은 가슴을 열고 대화해야 하고 전략적으로 가장 옳은 방법을 찾아야 하고 모두가 선택하기 좋은 길을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최근의 환율문제와 관련, "정말 골치 아프다"며 걱정을 내비친 뒤 "'전략적 투자는 들어와도 좋은데 돈장사 하러 오는 분들은 오지 말라' 이런 말 하면 곤란하겠죠"라고 말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또 한명숙(韓明淑) 총리의 과거 국회 통외통위 활동을 거론하면서 "해외동포 정책 제대로 하라고 아주 많이 다그쳤다. 그냥 잘하라는 수준이 아니고 해외동포청을 주장하셨다"며 "총리가 되셨으니까 뭐 좀 하지 않겠느냐. 박수 한번 치자"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범현 기자 kbeomh@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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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잠 못이루는 청와대의 밤” |
"역사에 대한 불안과 믿음이 잠 못들게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3일 오후 민주평통 미주지역 자문회의에 참석, '역사 강의'를 통해 역사의 흐름과 동북아 정세와 관련한 갖가지 고심을 솔직히 털어놨다.
마무리 발언에 나선 노 대통령은 예정 보다 30분 가량을 훌쩍 넘겨 '한반도 역사'를 고찰했다. 한국의 운명과 관련해 "가장 옳고 가장 많은 합의를 얻어낼 수 있는 길은 역사적 고찰"이라는 지론 때문이었다.
"지금의 동북아시아는 희망이 있고 불안이 있다"고 말문을 연 노 대통령은 한일관계 등 '불안한 요소'를 짚으며 "앞으로 우리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우리는 우리 길을 갈 수 있을 것이냐는 것이 저에게 던지는 끊임없는 질문이며, 이 의문 사이에서 끊임없이 방황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조금 전에 협의회장 한 분이 '잠 못드는 시애틀의 밤'을 말씀하셨는데 '잠 못 이루는 청와대의 밤'도 있다"고 농담을 건네면서도 작금의 고민이 결코 간단한 수준이 아님을 내비쳤다.
이어진 노 대통령의 역사 고찰은 두갈래로 나뉘었다. 과거 한반도를 둘러싼 고 난의 역사가 하나였고, 다른 나라의 지배를 결코 용납하지 않는 역사의 진보가 또다른 하나였다.
노 대통령은 우선 '고난의 역사'와 관련해 중국과 일본의 한반도를 향한 세력 확장과 이에 대한 우리 민족의 대응을 짚었다.
노 대통령은 "중국에서 통일국가가 나타나면 한반도는 한번씩 홍역을 치렀다"며 "또한 일본의 강대한 세력이 나타났을 때 한반도에는 전쟁이 일어났다"며 임진왜란, 일제의 식민지배 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임진왜란 때 도자기 기술의 산업기반이 완전히 붕괴됐고 공부하는 사람, 농사 잘짓는 사람 등 10만명을 잡아갔으며 농지는 3분의 1로 축소됐다"며 "그때 그 일을 당하지 않았더라면 한국이 산업적으로 근대화 과정에서 상당히 발전했을지 모른다"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또 "민족사관 입장에서 인정하지 않으려 하지만 우리는 중국을 항상 큰집, 형님이라고 했는데 난데없이 일본이 '형님하겠다'고 하니까 족보가 다른 것이고, 이게 수천년 내려온 한일관계"라며 "오늘날 일본에 국수적 경향이 심상치 않게 느껴지는 것 또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 같은 과거 한일, 한중관계와 관련한 대응에 대해서는 "대체로 깜깜했다"며 "고려초기, 조선초기 약 100년간 국제정세를 잘알고 적절하게 대응했던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우리가 국치를 당한 매 시기에 국내에 분열이 있었다"며 "국력이 없으니까 대책이 없고, 대책이 없으니까 공리공론만 가지고 죽기살기로 싸움만 하는 것"이라며 '깜깜한 대응'의 원인을 풀어 설명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시계 바늘을 돌려 역사의 진보를 짚었다. "개인의 존엄성이 왕과 다르지 않게 성장돼 나가는 과정이 인류 역사의 진보과정이며 문명의 발전과정"이라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또 "민주주의 사상으로 국가를 통치하는 모든 나라의 국민들은 어떤 외부의 지배도 이제는 수용하지 않을 것이며, 이는 돌이킬 수 없는 역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고난의 역사가 반복될 수 있다는 불안감과 이 진보의 역사가 결코 같은 역사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서로 얽혀져 저를 잠못들게 하는 것"이라며 역사를 바라보며 생긴 고민을 좀더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노 대통령은 "앞으로 나아가는 역사, 반복하려는 역사 이 2개의 힘이 지금 팽팽하게 실려 있는 것이 21세기 초두 세계의 상황이고 동북아를 둘러싼 질서"라며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가 그 팽팽한 균형상태를 깨고 역사를 진보의 방향으로 이끌고 갈 수 있다"고 역설했다. 나아가 "하나가 되는 길을 찾아야 한다"며 "하나가 되는 길은 가슴을 열고 대화해야 하고 전략적으로 가장 옳은 방법을 찾아야 하고 모두가 선택하기 좋은 길을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최근의 환율문제와 관련, "정말 골치 아프다"며 걱정을 내비친 뒤 "'전략적 투자는 들어와도 좋은데 돈장사 하러 오는 분들은 오지 말라' 이런 말 하면 곤란하겠죠"라고 말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또 한명숙(韓明淑) 총리의 과거 국회 통외통위 활동을 거론하면서 "해외동포 정책 제대로 하라고 아주 많이 다그쳤다. 그냥 잘하라는 수준이 아니고 해외동포청을 주장하셨다"며 "총리가 되셨으니까 뭐 좀 하지 않겠느냐. 박수 한번 치자"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범현 기자 kbeomh@yna.co.kr (서울=연합뉴스)
노 대통령은 "중국에서 통일국가가 나타나면 한반도는 한번씩 홍역을 치렀다"며 "또한 일본의 강대한 세력이 나타났을 때 한반도에는 전쟁이 일어났다"며 임진왜란, 일제의 식민지배 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임진왜란 때 도자기 기술의 산업기반이 완전히 붕괴됐고 공부하는 사람, 농사 잘짓는 사람 등 10만명을 잡아갔으며 농지는 3분의 1로 축소됐다"며 "그때 그 일을 당하지 않았더라면 한국이 산업적으로 근대화 과정에서 상당히 발전했을지 모른다"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또 "민족사관 입장에서 인정하지 않으려 하지만 우리는 중국을 항상 큰집, 형님이라고 했는데 난데없이 일본이 '형님하겠다'고 하니까 족보가 다른 것이고, 이게 수천년 내려온 한일관계"라며 "오늘날 일본에 국수적 경향이 심상치 않게 느껴지는 것 또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 같은 과거 한일, 한중관계와 관련한 대응에 대해서는 "대체로 깜깜했다"며 "고려초기, 조선초기 약 100년간 국제정세를 잘알고 적절하게 대응했던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우리가 국치를 당한 매 시기에 국내에 분열이 있었다"며 "국력이 없으니까 대책이 없고, 대책이 없으니까 공리공론만 가지고 죽기살기로 싸움만 하는 것"이라며 '깜깜한 대응'의 원인을 풀어 설명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시계 바늘을 돌려 역사의 진보를 짚었다. "개인의 존엄성이 왕과 다르지 않게 성장돼 나가는 과정이 인류 역사의 진보과정이며 문명의 발전과정"이라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또 "민주주의 사상으로 국가를 통치하는 모든 나라의 국민들은 어떤 외부의 지배도 이제는 수용하지 않을 것이며, 이는 돌이킬 수 없는 역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고난의 역사가 반복될 수 있다는 불안감과 이 진보의 역사가 결코 같은 역사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서로 얽혀져 저를 잠못들게 하는 것"이라며 역사를 바라보며 생긴 고민을 좀더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노 대통령은 "앞으로 나아가는 역사, 반복하려는 역사 이 2개의 힘이 지금 팽팽하게 실려 있는 것이 21세기 초두 세계의 상황이고 동북아를 둘러싼 질서"라며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가 그 팽팽한 균형상태를 깨고 역사를 진보의 방향으로 이끌고 갈 수 있다"고 역설했다. 나아가 "하나가 되는 길을 찾아야 한다"며 "하나가 되는 길은 가슴을 열고 대화해야 하고 전략적으로 가장 옳은 방법을 찾아야 하고 모두가 선택하기 좋은 길을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최근의 환율문제와 관련, "정말 골치 아프다"며 걱정을 내비친 뒤 "'전략적 투자는 들어와도 좋은데 돈장사 하러 오는 분들은 오지 말라' 이런 말 하면 곤란하겠죠"라고 말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또 한명숙(韓明淑) 총리의 과거 국회 통외통위 활동을 거론하면서 "해외동포 정책 제대로 하라고 아주 많이 다그쳤다. 그냥 잘하라는 수준이 아니고 해외동포청을 주장하셨다"며 "총리가 되셨으니까 뭐 좀 하지 않겠느냐. 박수 한번 치자"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범현 기자 kbeomh@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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