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주관행사 첫 참석..산업보안, 테러대응 역할 강조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국가정보원을 이례적으로 칭찬하고 격려했다. 17일 국정원 사이버안전센터에서 열린 `사이버안전 위기대응 통합연습'을 참관한 자리에서다.
이 자리에는 김승규(金昇圭) 원장과 이상업(李相業) 2차장 등 국정원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노 대통령은 취임후 2003년 6월과 작년 1월 국정원을 두차례 방문한 적은 있지만 국정원이 주관하는 행사에 참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차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노 대통령은 우선 "전시상황을 전제로 한 군사작전 중심의 훈련을 할 때는 매뉴얼이 잘 만들어져 있는데 포괄안보 분야에 관해선 그동안 마땅한 매뉴얼이 없었다"며 "2004년부터 착수해 지금 완비하고 실제상황에 적용해 가는 단계로, 을지연습과 결합시켜 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매우 뜻깊은 변화라 생각한다"며 첫 실시된 사이버위기대응 통합연습에 대한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2003년에 이것이 민간, 군, 국가기관 등 서로 분산돼 있고 종합적인 통제체제가 부실한 것 같아서 국정원에 이걸 갖춰보라고 지시해놓고 제대로 되는 지 궁금했다"며 "오늘 와서 여러분 보고를 받으니까 아주 마음이 놓인다. 이제 제대로 하고 있구나 싶고, 기쁘다"고 국정원 관계자들을 치하했다.
노 대통령은 "국정원이 이처럼 중요한 일을 전체적으로 책임지고 총괄하게 된 것을 축하드린다"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또 "국정원이 산업기술 보호에 아주 획기적인 업적을 남기고 있다. 산업기술 보호에 대해 그동안의 노고에 대해서도 이참에 치하를 드린다"며 국정원이 역점추진중인 '산업보안' 분야 활동도 높이 평가했다.
노 대통령은 이에 그치지 않고 테러위협 대응 시스템도 국정원의 중심적 역할을강조했다. 국회 입법 등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하며 "입법때까지 대통령 명령으로 뒷받침하겠다"는 말도 했다.
작년 하한정국을 달궜던 `불법도청 X 파일 파문'으로 국정원의 신뢰가 적잖이 추락했다는 점에서 노 대통령의 국정원 '칭찬'은 눈길을 끌었다.
특히 노 대통령은 지난해 불거졌던 '불법도청 파문'을 비롯, 국정원의 '과거사'에 대해서도 거론하면서 다소 위축됐던 직원들의 사기를 곧추세우는 발언도 빼놓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과거 국정원이 정치하는 사람들과 국민으로부터 의심받는 시절이 있었다"며 국정원의 `아픈' 과거를 상기시킨 뒤 "그런데 국정원이 최근에 와서 과거사 정리도 하고 도청 문제도 정리하고 이렇게 해서 과거의 부담들을 다 털고 새롭게 출발하고, 그래서 그야말로 국민을 위한 국정원으로서 제자리를 찾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니까 참 기쁘고 또 축하드리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정태호(鄭泰浩) 청와대 대변인도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세계 최고 수준급의 사이버 안전센터를 갖게된 것에 대해 국정원 관계자를 격려하고 치하한 것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논평했다. 이상헌 기자 honeybe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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