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8.27 14:40
수정 : 2006.08.27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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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호 청와대 신임 정무팀장.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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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호(鄭泰浩.43) 청와대 대변인이 27일 4개월간의 짧은 대변인 생활을 마치고 '천직'으로 돌아갔다.
청와대 직제개편에 따라 신설된 정무팀장 겸 정무비서관을 맡은 것이다. 참여정부 들어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으로 출발, 정무기획비서관으로 승진하고 정책조정, 기획조정비서관을 거쳤던 만큼 외견상 제자리를 찾아간 것으로 볼 수 있다.
대변인 재임기간은 아쉽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비교적 짧은 편이었으나, 굵직굵직한 현안들이 쉴틈없이 이어졌다.
5.31 지방선거 여당 참패, 북한 미사일 발사 사태, 김병준(金秉準) 교육부총리 사퇴 파동, '문재인(文在寅) 법무장관' 인선 당ㆍ청갈등, 유진룡(劉震龍) 전 문화관광부 차관 경질 사유 논란, 사행성게임 '바다 이야기' 대통령 조카 연루설 등 유난히도 대형 사건들이 잇따랐다.
줄곧 정책, 정무 분야에서 일하다 처음으로 대(對) 언론 창구의 최일선인 대변인으로 발탁돼 초창기 일부 혼선이 있기도 했지만, 무난히 안착해 대과없이 무난하게 대변인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매일 오후 2시에 마이크를 잡은 상태에서 진행되는 정례브리핑때 극도로 절제된 답변으로 기자들로부터 "기사거리가 없다"는 불만을 듣기도 했으나, 공식 브리핑이 끝난 후 춘추관 마당에서 환담형식으로 이어진 '스탠딩 비공식 브리핑'을 통해 현안에 대한 흐름을 전달해 청와대 기자들의 정보 갈증을 해소하는데 기여했다.
정 대변인은 취임 두 달만에 물러난 초대 송경희((宋敬熙) 대변인에 이어 두번째로 단명한 케이스이지만, 낙마로 볼 수는 없다는 게 청와대내 대체적인 시각이다.
우선 그가 맡게 된 정무팀장이란 자리가 기존의 기획조정비서관인 정무기획비서관을 산하에 두고 있는 등 상당한 권한과 역할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더불어 노 대통령이 청와대 정무기능을 강화하기로 한 것도 정 팀장의 향후 행보에 무게를 더하는 요인이다. 이런 점에서 정 팀장이 청와대의 대표적인 '정무통'으로서 자신의 전공에 맞춰 마땅히 갈 자리로 갔다는 게 참모들의 설명이다.
그는 특히 91년부터 8년간 이해찬(李海瓚) 의원 보좌관으로 일해왔기 때문에 '이해찬 사단'으로 분류된다. 현재 청와대와 정부에 포진한 '이해찬 사단'으로는 유시민(柳時敏) 보건복지부 장관과 김 현(金 炫) 보도지원비서관이 대표적이다.
공교로운 것은 이들 모두 노 대통령의 '386 직계'가 아니지만 대선운동 과정에서부터 능력을 인정받고 승승장구했다는 점이다.
정 팀장이 참여정부 정책 흐름을 꿰뚫고 있고 열린우리당 등 여권의 주력인 386 그룹의 '허리'란 점도 앞으로 당청관계를 풀어가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82학번인 그는 85년 서울대 삼민투 사건으로 구속되는 등 약 4년간 옥고를 치렀고, 민주화 이후인 89년에는 노동운동을 하다 10개월간 형을 사는 등 노동운동 경력도 갖고 있다.
또 대선 때 민주당 정책위 기획예산 전문위원을 지내면서 노무현 후보 선대본부에 참여, '150대 핵심공약'을 기획하고 책임 집필하기도 했다. 그간 요직을 거친 것은 이해찬 전 총리 밑에서 정책 소양과 정무적 판단력 등 '내공'을 쌓은 데 힘입은 바 크다.
김재현 기자
jah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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