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10.04 11:05
수정 : 2006.10.04 11:05
베이징서 7시간 체류..새로운 방식 한중 정상외교
"오전에 가서 점식먹으며 정상회담하고 오후에 서울로 돌아온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오는 13일 방중 정상외교는 하루 일정으로 이뤄진다. 이번 방문은 지난 1992년 양국 수교 이래 한중 정상간 최초의 `실무방문'이며, 한국 대통령으로서 외국 방문 정상외교로는 가장 짧은 일정이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전용기인 공군 1호기를 이용해 중국 베이징(北京)을 방문,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뒤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를 접견한다.
이어 주중 대사관 신청사 개관식에만 참석한뒤 곧바로 서울로 돌아올 예정이다.
`업무'외에 별도의 의전적 일정은 일절 잡지 않고 현안 협의만 하고 오는 일정으로, 노 대통령이 베이징에 체류하는 시간은 꼭 7시간이다.
한.중 양국 정상들은 지난 92년 수교 이래 임기중 각각 단 한차례씩 격식을 갖춘 '국빈방문' 형식의 상호 방문을 실시해왔기 때문에, 이번 방문은 새로운 방식의 한중 정상외교라고 볼 수 있다.
노 대통령이 취임 3년 8개월 동안 정상회담을 위해 상대국을 방문하면서 `당일치기'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나마 가까운 거리에 있는 중국 및 일본을 방문했을 때도 `숙박'은 기본이었다.
노 대통령은 중국 베이징을 국빈방문했던 2003년 7월 나흘간 중국에 머물며 정치외교 일정 외에도 칭화(淸華)대 학생들과 대화, CCTV 회견, 현대차 공장 방문, 만리장성 시찰 등 다양한 일정을 소화했었다.
2003년 6월과 2004년 12월 2차례의 일본 방문 정상외교도 2∼4일씩 머물렀다. 2003년에는 나흘을 체류했고, 셔틀회담이었던 2004년은 이틀을 머물며 조선 도공의 후손으로 일본 3대 도자기의 하나인 심수관(沈壽官)의 도요(陶窯)를 찾는 등 정상회담 외의 일정을 따로 가지기도 했다.
`당일치기 정상외교'는 현안에 대한 정상간의 실무협의를 중시하는 노 대통령의 평소 지론에서 추진됐다는게 청와대 설명이다.
지난해 6월 한미정상회담도 사실상 하루짜리 실무형 방문외교로 분류될 수 있다.
노 대통령은 당시 조지 부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 위싱턴을 방문했을 때도 이동거리와 시차 등을 감안해 `1박'을 하긴 했지만 워싱턴 체류시간이 `24시간' 남짓에 불과했다. 북핵 해법 논의를 위한 정상회담만 하고 귀국하는 일정이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만날 일이 생기면 정상간에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노 대통령의 입장"이라며 "실무회담은 실용적이고 허례허식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한중 정상회담 일정을 하루만 하는 것도 그만큼 가까운 나라라는 의미 아니겠느냐"며 "동북아는 역사문제가 있긴 하지만 한ㆍ중ㆍ일이 얼마나 가까운지, 같이 할 수 있는 게 얼마나 많은 지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덧붙였다.
이상헌 기자
honeybe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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