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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남북정상회담 카드’ 유보적 태도 |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0일 북핵실험이라는 비상사태를 맞아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해법을 마련하고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의견들에 대해 일단 '유보적' 입장을 표시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가진 여야 지도부 초청 조찬에서 민노당 문성현(文成賢) 대표로부터 "남북 정상회담이 가능한 조건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좋겠다. 남북정상이 만나야 될 사항"이라고 의견을 제시하자 이같은 입장을 피력한 것.
노 대통령은 "북핵문제와 관련해서 6자회담 오래 지속되고 할 때는 어떤 면에서 유용한 마지막 해결의 카드인데, 핵실험이 이뤄진 상황에서 정상회담을 통해 어떤 것을 할 수 있을지 새로운 상황에서 새롭게 검토를 해보겠다"고 말했다.
'새로운 상황에서 새롭게 검토를 하겠다'는 언급은 상대가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가타부타 즉답을 하지는 않았지만, 유보적인 입장으로 해석될 수 있다.
6자회담 틀이 계속 유지되는 상황에서는 남북정상회담이 유용성이 있는 방안이지만, 북핵실험으로 6자회담이라는 대화 틀의 유지마저도 근본적으로 흔들리는 상황에서 남북정상회담의 유용성이 있을 것인지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노 대통령은 그러면서 그동안 북핵문제 해법의 하나로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노력해왔다는 사실도 밝혔다.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국민들에게 불필요한 기대를 주지 않기 위해 이야기를 안했지만 꾸준히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노력을 해왔다"고 말한 것.
노 대통령은 정부 출범 이후 그동안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언제, 어디서든 만날 수 있다'는 기본 입장을 유지했고, '선(先) 북핵해결, 후(後) 정상회담' 입장을 견지하면서 정상회담에 대한 북한의 태도를 주시하는 자세를 취해왔었다.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었다.
노 대통령이 '그동안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노력해 왔었다'는 사실을 공개한 것은 역설적으로 국제사회와의 '조율된 조치'를 강조하는 기조속에서 남북간에 이루어지는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를 일단 접었음을 시사한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성기홍 기자 sgh@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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