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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1.06 17:36 수정 : 2006.11.06 17:36

청와대는 6일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4일 '김대중 도서관' 전시실 개관 축하차 김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해 오찬을 함께 한 것을 두고 '정계개편 염두 호남잡기'라는 식의 정치적 해석이 난무하고 있는 것과 관련, "내년 선거나 정계개편 등 정치적 주제가 끼어들 만남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날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린 '전.현직 대통령의 만남 마저 정치공세의 대상인가'라는 홍보수석실 명의의 글을 통해 "당과 정치문제에 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었다"면서 이같이 일축했다.

청와대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인 만큼 추측보도가 걱정되기는 했다"며 "그러나 두 분의 오랜 인연을 감안하면 행사에 축하차 참석하는 것은 기본적인 예의이고 순리에 맞는 일이며, 두 전현직 대통령이 나눈 대화도 이 성격에서 벗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화 내용에 대해 청와대는 "주된 대화 주제는 북핵문제와 포용정책이었고, 그 부분에 대해선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정책의 연속성이 있기 때문에 전현직 대통령이 의견을 나누는 것은 필요한 일이고 의미 있는 일"이라며 "두 지도자에게는 지금 당장의 정치문제 보다 북핵문제 등 국정현안이 더 중요한 관심사였을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남의 배경에 무슨 은밀한 정치적 의도와 기획이 깔려 있는 것처럼 말을 만들어 내는 것은 한마디로 부정확하고 무책임한 자세"라며 "온갖 정치적 추측을 뒷받침하는 유일한 근거는 전직 대통령 사저 방문이라는 '형식의 파격' 뿐이며, 알려지지 않은 무슨 특별한 대화 내용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만남을 전후해서 무슨 움직임이 확인된 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번 회동이 이뤄진 배경에 대해 청와대는 "당초 노 대통령은 전시관을 관람하기 전에 김 전대통령과 차를 마시고 환담하기로 돼 있었으나 김 전대통령 쪽에서 '여기까지 오는데 차만 마시고 갈 것이 아니라 식사라도 하자'는 제의가 있어 오찬이 마련된 것"이라며 "노 대통령은 오래 전부터 경직된 대통령문화를 바꾸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초청을 흔쾌히 받아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특히 "사실 형식의 파격 문제는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며 김 전대통령 사저 방문은 노 대통령의 취임 첫해인 2003년 6월에도 검토된 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당시 노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이 부담없이 전직 대통령의 사저를 방문하는 대통령 문화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취지에서 검토를 지시했으나 김 전대통령 측에서 "격식에 맞지 않는다"며 고사해 청와대 방문으로 결론이 났다는 설명이다.


앞서 노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 한나라당 당사를 방문했고, 대통령 취임 이후에는 국회 연설과 국회 지도자들과의 대화를 위해 여러 차례 직접 국회를 방문했는가 하면, 제헌절에는 국회의장 공관을 방문해 헌법기관장들과 식사를 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의 이 같은 파격 행보에 대해 청와대는 "모두 다 처음 있는 일이었다"면서도 "이런 일련의 흐름과 김대중-노무현 두 지도자의 인연을 놓고 보면 전직 대통령 사저 방문이라는 형식에 무슨 정치적 의도를 붙일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결국 언론에 화살을 돌렸다. 청와대는 "언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사실이며, 정확한 사실이 빠진 해설과 분석은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결국은 언론의 신뢰도를 떨어뜨린다"며 "전.현직 대통령의 인간적인 인연과 자연스러운 만남마저도 정치적으로 매도되는 각박한 정치환경이 개탄스러울 뿐"이라고 밝혔다.

동교동 회동에 배석한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나이지리아 대통령 공식 환영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시 오찬에서 김 전 대통령이 정계개편에 관한 의중을 밝히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식사자리의 성격상 그런 말을 할 자리가 아니었다"면서 "북핵문제에 대해 평소 갖고 있던 생각을 다시 쭉 말씀하셨고, 노 대통령께서는 주로 들으셨다"고 전했다.

이 실장은 오찬 회동 성사 과정에 대해 "사전에 김대중 전시관 관람하기 전에 김 전 대통령과 차 마시고 환담하기로 돼 있었다"며 "그쪽에서 여기까지 오는데 차만 마시고 갈 것이 아니라 식사라도 하자는 제의를 받았고, 목요일(2일)쯤 확정됐다"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이번 회동을 둘러싼 각종 정치적 해석과 관련, "(언론이) 너무 확대 해석한 것 같다"며 " 창의적 상상력이 대단하다"고 꼬집었다.

김재현 기자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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