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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2.26 11:31 수정 : 2006.12.27 00:53

지난달 28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의 노무현. (서울=연합뉴스)

“대통령을 동네북처럼 두드려서야…앞으론 안참고 할말 할 것”

노무현 대통령은 다시 고 건 전 총리를 두고, 날선 발언을 쏟아냈다. 노 대통령은 26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그동안 여러 차례 제가 공격을 받았고, 참아왔지만 앞으로는 하나하나 해명하고 대응할 생각"이라며 "할 일도 열심히 하고 할 말도 다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할말 한다고 국정이 결코 소홀해지지 않을 것"이라며 "귀찮고 힘든 만큼 저도 국정을 또박또박 챙겨나가겠다"고 말했다.

고 전 총리 겨냥 "두세번 해명에도 미안한 표정없어 섭섭하다"

노 대통령은 특히 고 건 전 총리를 겨냥, "지금까지도 그분을 비방하거나 비판해서 말하지 않았다"며 "그런데 오늘은 제가 섭섭한 얘기를 한 말씀 꼭 좀 드리고 싶다. 내가 두번 세번 해명을 했는데도 전혀 미안하다는 표정이 없어서 섭섭하다는 말씀을 꼭 좀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뒤가 깨끗해야 좋은 술이지만 나는 술뿐만 아니라 사람도 뒷모습이 좋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제한뒤 "요즘 대통령이 동네북이 돼있다. 저는 이것을 제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또 한 편으로 민주주의의 비용이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뒤가 깨끗해야 좋은 술이듯 사람도 뒷모습이 좋아야"

노 대통령은 "그러나 그렇게 해도 좋은 사람들이 있고 그렇게 하면 안되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게 해서는 안되는 사람(고 전 총리)이 대통령을 동네북처럼 이렇게 두드리면 저도 매우 섭섭하고 때로는 분하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고 총리하고 자꾸 싸운다 싸운다 이렇게 보도가 되고 있는데, 실제로 제가 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한 것뿐"이라며 "그런데 하도 보도들이 '싸운다' 이렇게 구도를 잡아서 나오기 때문에 계속 싸우는 것처럼 보이고 또 좀 흉하게 보일 것이다. 그런데 거듭 말씀드리거니와 제가 해명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나는 장관 7개월만에 보도를 통해서 제 해임소식을 듣고 그만두었지만, 나는 지금까지 그 대통령(김대중 대통령)을 비방하거나 비판해서 말한 일이 없다"며 "한때 차별화가 그렇게 유행하던 시절 기자들이 매일 찾아와서 '당신 차별화하지 않냐'라고 그렇게 부추기던 시절에도 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난 끝까지 김대중 대통령 변호하고, 국민의 정부 변호했다 "

노 대통령은 "제 강연 자료나 연설 자료에 다 남아 있지만 끝까지 나는 김대중 대통령을 변호했고 국민의 정부를 변호하는 말만 해왔다"며 "재직중에는 제가 좀 할 말을 하고 할 말 못할 말 해서 좀 시끄러웠던 일이 있었지만 그만두고서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연합

아래는 이날 노 대통령 발언 전문이다.

노 대통령 26일 국무회의 발언 전문 오늘도 한 말씀 드릴까요. 옛날엔 성탄절이면 술도 많이 마시고 그랬는데 요즘은 잘 안마신다. 술은 빛깔이 좋고 냄새가 좋고 그 다음 맛이 좋으면 그걸 좋은 술이라고 한다. 그런데 한 가지 더 있다. 뒤가 깨끗해야 그게 좋은 술이다.

대통령이 할 말은 한 것 같은데, 표현 과정에서 좀 절제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이리저리 시비에 휘말린다. 여러분 보기 미안하다.

앉은 자리(에서) 대화체 연설을 하게 될 때는 가끔 제 연설이 좀 이렇게 표현이과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후보 때도 그랬고 대통령 돼도 그렇다. 변하지 못해서 탈이다. 탈인데, 변하지 않았으니까 계속 사랑해달라.

고 건 총리하고 자꾸 싸운다 싸운다 이렇게 보도가 되고 있는데, 실제로 제가 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한 것뿐이다. 그런데 하도 보도들이 싸운다고 구도를 잡아서 나오기 때문에 계속 싸우는 것처럼 보이고 좀 흉하게 보이고 그럴 것이다. 그런데 거듭 말씀드리거니와 제가 해명했을 뿐이다. 지금까지도 그분을 비방하거나 비판해서 말하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은 제가 섭섭한 얘기를 한 말씀 꼭 좀 드리고 싶다. 내가 두 번 세 번 해명을 했는데도 전혀 미안하다는 표정이 없어서 섭섭하다는 말씀을 꼭 좀 드리고 싶다.

(쪽지를 꺼내며) 나는 술뿐 아니라 사람도 뒷모습이 좋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즘 대통령이 동네북이 되어 있다. 저는 이것을 제 잘못이라 생각하고 한편으로는 민주주의의 비용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받아들인다. 그러나 그렇게 해도 좋은 사람들이 있고 그렇게 하면 안 되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사람이 대통령을 동네북처럼 이렇게 두드리면 저도 매우 섭섭하고 때로는 분하다.

나는 장관 7개월 만에 보도를 통해서 제 해임 소식을 듣고 그만뒀지만 지금까지 그 대통령(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방하거나 그렇게 비판해서 말한 일이 없다. 한때 차별화가 그렇게 유행하던 시절 기자들이 매일 찾아와서 당신 차별화하지 않느냐고 그렇게 부추기던 시절에도 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제 강연 자료나 연설 자료에 다 남아 있지만 끝까지 나는 김대중 대통령을 변호했고 국민의 정부를 변호하는 말만 해왔다. 재직 중에는 제가 좀 할 말을 하고 할 말 못할 말 해서 좀 시끄러웠던 일이 있었지만 그만두고서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여러분도 저와 인연이 있어 만났다. 그런데 내각, 정부라는 것은 뜻이 같아서 같이 일하는 것이다. 만났을 때 뜻을 맞춰서 열심히 좀 해 주시고, 할 말 있으면 계실 때 많이 해 달라. 때로는 자리를 걸고라도 할 수 있는 일 아니겠느냐. 헤어진 뒤에 우리 뒷모습을 서로 아름답게 그렇게 관리해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 동안 여러 차례 제가 공격을 받았지만 참아 왔는데, 앞으로는 하나하나 해명하고 대응할 생각이다. 할 일도 열심히 하고 할 말도 다 할 생각이담. 할 말 한다고국정이 결코 소홀해지지 않을 것이다. 여러분, 귀찮고 힘든 만큼 저도 국정을 또박또박 챙겨나가겠다. 열심히 좀 해달라. 도와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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