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개헌 두번할 시간 있다”

노무현 대통령(오른쪽 두번째)이 10일 낮 입법·사법·행정 3부 요인 및 헌법기관장인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하며 개헌 제안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명숙 국무총리, 임채정 국회의장, 노 대통령, 이용훈 대법원장이다. 연합뉴스

4부요인 오찬서 ‘시기 촉박’ 지적에 강력 반박
임채정 국회의장 “지금이 적절한 시기” 찬성

노무현 대통령은 10일 “시간적으로야 (개헌을) 두번 할 수 있는 시간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개헌을 하기에는 시기가 촉박하고 부적절하다는 지적에 대한 반박성 발언이다.

노 대통령은 이날 낮 임채정 국회의장, 이용훈 대법원장, 한명숙 국무총리, 고현철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 4부 요인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전날 ‘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을 제안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발의하고 3개월이면 되고, 발의 전 준비기간까지 합치면 4개월이면 된다. 87년 예를 비교하면 두번 할 수 있다는 시간이 남아있다”며 개헌 시기를 문제삼는 세간의 지적에 대해 강력 반박했다.

노 대통령은 또한 자신의 개헌 제안을 “정략적”이라고 보는 여론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견해를 밝혔다. 노 대통령은 “근거도 합당하게 제시되지 않고 정략적이란 주장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실제 개헌은 어느 누구에게도, 어느 당에게도 이익이 되고 손해가 되는 일이 없다”면서 “굳이 유·불리를 따지면 다음 대통령에게 조금 이익이 되겠다”고 말했다. “국정이 안정되면 국민들에게 이익이 돌아갈 것”이라는 말을 덧붙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여야 대선 주자들이 개헌을 대선 공약으로 제시하도록 하자는 의견에 대해선 “공약이라고 하면 지난번에도 다 했다. 대통령 공약이라고 해서 공약대로 되느냐. 여러가지 정치적 이해관계가 있는 것인데…. 대선 공약으로 적절하진 않은 것 같다. 이걸 공약으로 내걸면 대통령 임기를 1년 줄이거나 국회의원 임기를 1년 늘여야 하는데 가능하겠느냐”라며 부정적인 뜻을 밝혔다고 윤승용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대해 임채정 국회의장은 “시기적으로 본다면 지금이 적절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원포인트 개헌, 4년 연임제 개헌에 대한 광범위한 공감대와 필요성이 널리 인식돼 있다고 생각한다”며 찬성 의사를 표시했다고 윤 대변인은 전했다. 신승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