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2.14 07:49
수정 : 2007.02.14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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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14일 새벽(한국시간) 스페인 동포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있다. 2007-02-1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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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가 들으니 가슴 뭉클”..한나라 의원들 참석 눈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스페인 동포들과 한 자리에서 애국가를 함께 불러 눈길을 끌었다.
스페인을 국빈방문중인 노 대통령은 13일 오후(한국시간 14일 오전) 숙소인 영빈관에서 동포간담회를 시작하면서 스페인 동포 200여명과 함께 태극기에 대해 예의를 표시하고 애국가를 부르는 국가의식을 거행했다.
노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 동포간담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는 물론 애국가를 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스페인이 애국가를 작곡했던 안익태 선생이 수학하고 살았던 나라여서 한국 국가원수로는 처음으로 스페인을 방문한 노 대통령의 선생에 대한 의미부여가 각별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간담회 격려사에서도 전날 스페인 정부의 공식환영식 행사를 거론하면서 "애국가를 연주했는데 `지금까지 들었던 애국가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애국가를 들었다'고 말했더니 (국왕이) 연주했던 군악대장을 불러서 잘했다고 하더라"고 소개한 뒤 "선생께서 사셨고 애국가를 작곡 하셨고, 그래서 이 나라 군악대가 아름답게 잘 연주하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뭉클하고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15일 이탈리아 로마에서의 동포간담회에서도 애국가를 부를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 대통령은 이어 "한국이 지난 20년을 통틀어 보면 아주 잘하고 있다. 지금은 어떨까"라고 반문하면서 "제가 했던 지난 4년은 큰 오류는 없었을까 고심하면서 들여다보고 있는데 그냥 괜찮은 것 같다. 박수쳐도 좋다"며 박수를 유도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저도 옛날에 야당을 했는데 할 때마다 걱정이고 `이러다 나라 어찌 되려나' `대통령과 정부가 더 좀 잘할 수 없을까' 그렇게 답답하게 생각하고 기회만 있으면 공격하고 그랬다"며 "우리도 `총체적 파탄'이란 말을 썼던 기억이 난다. 이러면 정말 나라 망한다고 국회 등원도 거부하고 사표도 내보고 별것 다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987년 이래 20년이 지났는데 옛날에 민주주의 운동했던 사람들 사이에서도 민주주의 세력이 민주주의 운동은 잘했는데 먹고 사는 데는 재주가 좀 모자랐다는 자기 반성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그랬다"며 "참 난감했다. 저도 그런가 생각해서 마음이 아프고 마음에 좀 부담도 생기고 고민도 많이 됐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1987년 이후의 상황에 대해 "한국의 발전은 민주주의 발전이란 관점에서는 신화였고, 경제 발전이란 관점에서는 기적에 속한다"며 "여러나라 사람들이 한국을 경의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동포간담회에는 한국이 주빈국인 마드리드 국제현대미술전(ARCO) 행사 개막식 참석을 위해 전날 스페인에 도착한 한나라당 나경원.김충환 의원과 열린우리당 강혜숙 의원이 참석해 주목을 끌었다.
노 대통령은 "제가 가는 데는 야당 의원님들이 잘 안온다. 국내에선 절대 안 오는데 외국에 오니까 마음이 달라지잖느냐. 국내에서 서로 싸우더라도 외국에 나오면 한편이 되어가지고.."라면서 이들 의원을 소개했다.
노 대통령은 나 의원을 "아주 미모가 빼어난 분"이라고 했고, 김 의원을 소개하면서는 "저 양반이 옛날엔 우리당인데 어찌어찌 보따리를 몇번씩, 살림을 이혼, 합가했다 분가했다 (그렇게) 쪼개다 보니 저쪽에 가버렸다"며 "저 양반은 나보고 갔다고 할 지 모르겠는데 어쨌든 그리 됐다. 언제 한번 만나자"고 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2005년 9.19 공동성명 도출은 물론 이날 6자회담 합의를 이끌어낸 주역인 송민순 외교장관을 소개하면서 "9.19 공동성명 당시 남북간 평화체제 문제, 다자안보 문제를 공동성명에 끼워넣었던 사람"이라고 띄우기도 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간담회가 끝난 직후 간담회장에서 스페인 동포 자녀로 골프신동으로 알려진 이종보(5)군의 즉석 `골프샷' 시범을 보기도 했다.
성기홍 이상헌 기자
sgh@yna.co.kr (마드리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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