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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13일 오전 청와대에서 <한겨레>와 단독 회견을 갖고 최근의 정국현안에 대한 생각을 밝히고 있다. 장철규 기자 chang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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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인터뷰] '실패한 전략' 인정… ‘한나라 집권 끔찍’ 발언은 수사일뿐
노 대통령은 최근 선거법 논란을 빚은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끔찍하다”는 발언이 너무 심했던 거 아니냐는 질문에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으면 끔찍하다, 이것은 상징적인 언어다. 정책의 차이를 뚜렷하게 부각시키기 위해서 그런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 얘기의 핵심은 정책 비교를 한 것이다. 그 얘기를 하면서 그런 수사를 했다. 정치에서 언어의 수사를 가지고 적절하네, 안 적절하네 그런 얘기 하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노 대통령은 “나는 그때 대통령이라는 직무로서 연설한 것이 아니고 한 정치인으로서 강연한 것”이라며 “공권력의 집행자로서 공무를 수행하는 대통령이 있고, 정치인으로서 정치적 행위를 하는 대통령이 있다. 그 사람들이 나한테 퍼부은 수많은 수사들보다는 훨씬 점잖다. 말의 큰 줄거리가 아니라 그냥 수사로서 쓴 말을 일일이 다 따지면 아무도 자유로운 사람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종구 〈한겨레〉 편집국장이 “2005년 한나라당에 대연정을 제안할 당시엔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정치적 차이가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끔찍하다’는 발언과 비교하면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묻자, 노 대통령은 “그 당시 내가 연정을 제안한 것은 전략적으로 실책이었다. 실패한 전략이다”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사람들이 연정과 합당을 구분하지 못했다. 연정을 완전히 합당과 같이 비판하는데, 연정과 합당은 분명히 다르다. 그 구별도 못하고 비판한 정치인들은 공부를 좀더 해야 한다. 국가적인 아주 어려운 과제를 풀어 나가기 위해서 대연정이 굉장히 유용할 때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어떻든 전략적으로 실패한 것으로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 당시 당 지도부하고도 다 상의를 했는데 문건이 돌아다니면서 터져 버렸다. 합당이 아니라고 아무리 얘기해도 합당을 전제로 해서 당 한쪽에서 날 비판했다. 그러면서부터 힘들어졌다. 그래서 그 전략은 전부 나한테 화살이 되어 돌아와 버렸다. 뼈아프게 생각한다”고 솔직히 말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6월항쟁 20돌 기념 <한겨레> 노대통령 단독인터뷰 기사 묶음 ▶ [노대통령 ‘한겨레’ 인터뷰] “우리당 후보 지지 통합땐 단일후보 지지”
▶노 대통령 “대연정 제안한 것은 전략적으로 실책이었다”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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