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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2008 노인대표초청 오찬에서 인사말을 하고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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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많이 쓰는 정부가 ‘큰 정부’…우리 재정은 작은 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9일 "정부조직개편을 하면 복지지출에 큰 타격을 줄까 우려된다"며 "기획예산처를 경제부처에 통합하는 것, 여성가족부.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폐지하는 것 등 방향을 잘못 잡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낮 청와대에서 가진 노인대표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한 뒤 "노인복지예산, 미래고령화사회 대비 예산은 정부조직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 지역균형 예산, 가난한 사람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예산도 풍전등화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런 얘기를 아무도, 언론도 정당도 하지 않아서 대통령이 직접 얘기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고 김정섭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한국의 공무원 숫자는 국민 1천명 당 28명 수준으로 일본(35명), 미국(70명), 프랑스(75명) 등에 비해 아직 적은 편"이라며 "돈 많이 쓰는 정부가 `큰 정부'인데 우리나라 재정은 전체 나라경제의 28% 수준으로 일본(37%), 미국(36%), 프랑스(52%)에 비해 작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 사회보험 공단의 징수업무 통합법안을 노조를 설득해서 제출했는데, 국회에서 잘 안되고 있다"고 지적한 뒤 "법이 통과되면 인원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해서 징수비용도 줄이고 소득파악에도 기여하고 사회보험공단의 국민불만 처리 등도 원활히 할 수 있다"며 "직원을 감축해서 얻는 비용의 몇배 몇십배 되는 이익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전날 정부조직 개편에 대한 노 대통령의 기자회견과 관련, "대대적인 조직개편은 단지 정부부처가 통폐합되고 공무원의 숫자가 준 차원에서 머무는 문제가 아니라, 국가정책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고, 국민의 생활에, 국가의 미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며 "조직의 개편이 미래의 가치, 균형의 가치, 약자의 가치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에 대한 진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천 대변인은 "어제 `소신과 양심'을 거론하셨는데 이는 개인적 차원의 소신과 양심의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으로서의 양심, 국가와 국민에 대한 양심을 말씀하신 것"이라며 "국민의 생활과 국가의 미래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대적인 개편안에 대해서 책임있는 대통령으로서 하신 말씀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성기홍 기자 sgh@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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