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이 18일 오후 강현욱 국가경쟁력 강화위 자문위원과 함께 헬기를 타고 새만금 공사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
"농사짓는 사람 심정으로 가야"
이명박 대통령은 18일 "농촌에 100조원 가까운 예산을 넣었지만 빚은 늘고 젊은이는 떠나는 희망없는 땅으로 남았다"면서 "이즈음에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에 반대한다고 하는데 반대할 수 없는 세계적 조류 앞에 있는 만큼 반대만 하지 말고 논의를 해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전북 전주시 생물산업진흥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농림수산식품부 업무보고에서 "과거 100조원 가까운 예산을 썼지만 농민들이 보면 정부가 해준 게 뭐가 있느냐고 돼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관료로서 농어민에게 어쩌면 군림을 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 "여러분(공직자) 스스로 변해야 하고 농사짓는 사람 심정으로 가야 한다. 농림부 시절 발상으로는 안된다"고 인식의 전환을 주문한 뒤 농협의 농기계 저가 임대 사업, 농어촌 가정의 취학전 아동 우선 배려, 농어촌 지역에 대한 기숙형 공립고 신설 및 맞춤형 국가장학제도를 통한 대입.해외유학시 지원방안 등을 추진토록 지시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모든 산업에서 성공한 CEO를 농촌에 영입해 경쟁력있는 농촌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한 사람을 보상 지원하는 시혜적 차원으로는 농촌을 살릴 수 없으며 농촌을 기업화하고 인재를 영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농촌 스스로 살아나고 정부는 뒷받침을 하는, 정부가 할 일과 농어민이 할 일을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면서 "농촌도 이제 국내만 바라보지 말고 세계를 향해 나가야 하는데 멀리 볼 것도 없이 한국을 중심으로 우리 주위의 많은 인구도시를 향해 나갈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배추값을 예로 들며 "생산 농민은 원가도 안되게 팔고 수요자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배추를 사먹어야 한다"면서 "두배 값을 줘도 농민에게 바로 전달되면 농민이나 수요자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이 대통령은 "공직자는 늘 말만 유통구조 개선이다 하는데 알기는 많이 알고 모르는 게 없으나 실천에 옮겨지지 않기에 농촌이 개선이 안된다"고 지적한 뒤 "농촌은 다 죽게 돼도 공직자는 별로 달라질 게 없다"면서 "아침에 출근해 저녁에 퇴근하면 월급이 깎이기나 하나. 고뇌가 없다. 그렇게 해선 안된다"고 질타했다. 황정욱 기자 hjw@yna.co.kr (서울=연합뉴스)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