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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3.25 21:07 수정 : 2008.03.26 08:47

‘형님 주저앉히기’ 엇갈린 행보

이재오 의원, 청와대 독대 사흘만에 “총선 출마” 뒤집기
“동반 퇴진 건의 안해”…버티기에 체면 구겨

총선 출마 여부를 두고 고심했던 이재오 의원이 25일 결국 출마로 거취를 결정했다. 공천 파동 책임론의 돌파구로 이상득 국회 부의장과의 동반 불출마까지 꾀한 것으로 알려졌던 이 의원으로선 모양이 잔뜩 구겨졌다.

이 의원은 이날 서울 은평구 자택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대로 불출마하면 내가 지역구 여론이 불리해서 혹은 향후 재보선을 나가려 꼼수를 쓴다는 등의 오해 속에 소인으로 사리를 탐하는 사람으로 끝나겠구나란 판단이 들어 오늘 아침 정면돌파하기로 결심했다”며 “은평을 유권자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이명박 정부의 경제 살리기에 버팀목이 되겠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청와대에서 이 대통령을 만나 자신의 불출마 의견을 전달하고 잠적한 뒤 사흘만의 태도 표명이었다. 이 의원은 그동안 “(서울서) 떨어진 산사에 있었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선 이 의원의 출마가, 불리한 지역구에서의 ‘명예로운’ 후퇴→이 부의장과의 동반 불출마를 통한 공천파동 책임 탈피→향후 당내세력 우위 점유라는 일련의 구상이 어긋난 끝에 택한 고육책이란 분석이 많다. 이 의원은 이날 “청와대에 이상득 부의장과의 동반 불출마를 건의한 적이 없다”고 말했지만, “이 부의장이 대통령의 친형이라 여러 문제가 대두된 것도 사실”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또 이 부의장 불출마를 주장한 55명의 공천 후보자들에게도 “충정을 가슴에 담고 전원 당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원칙대로 해야 한다”며 이 의원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고, 이 부의장 역시 “불순한 정치적 목적이 있다”며 이날 후보 등록을 마쳤다. 한 한나라당 의원은 “이 의원의 완패로 결론이 났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당내 주도권 다툼이란 해석을 경계한 듯 “당권 도전에 뜻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대운하 반대’란 공약을 들고나온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에 밀리는 국면을 의식한 듯 “대운하는 은평지역 선거공약과 무관하다. (대통령에게) 국민의 뜻을 직접 묻는 방법을 택하라고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정두언 의원 “불출마 요구 55명은 생육신…결국 승리할 것”
이재오 출마엔 “앞장섰던 분이…너무 황당”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 부의장의 총선 불출마를 촉구하는 데 앞장섰던 대통령의 측근 정두언 의원이 25일 “우리의 충정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은 총선 뒤에 평가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재오 의원의 출마에 관해서도 “본인이 결단을 하겠다고 해서 힘을 모아줬는데 결과적으로 이용당한 모양이 됐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이날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부의장 불출마를 요구한 55명은 오직 당과 대통령을 위해 나선 만큼 ‘생육신’으로 불러줬으면 한다”며 “역사를 보면 충신들이 일시적으로 패배할 수는 있어도 결국에는 항상 승리한다”고 밝혔다.

그는 소장파들이 이 부의장 불출마 요구에 가세한 배경을 “그 길만이 진정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했다. 손해를 보는 것은 참아도 이치에 안 맞는 것은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내 미래가 불투명해져도 후배들을 외면할 수 없었고, 그들이 하는 일에 명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정 의원의 이런 발언은 ‘공천 반납’ 배수진을 치며 이 부의장 불출마를 압박한 55명의 행동이 비록 실패로 돌아갔지만 명분이 있고, 4월 총선이 끝난 뒤에도 계속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정 의원은 “이 부의장의 총선 출마가 오래 전부터 악영향을 줘 왔다. 당 지지율이 60%대에서 30%대까지 떨어졌으니 한 달 전부터 사흘에 1명씩 국회의원이 날아가고 있다고 보면 된다. 여론조사에서 크게 이기고 있다가 역전당한 후보가 한둘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날 이재오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어 총선 출마를 선택한 데 대해서도 ‘배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이 의원의 총선 출마 회견을 접하고 모두 황당해하고 있다. 이 의원은 자신이 ‘바른 길이니까 함께 갑시다’라면서 먼저 나섰다. 그런데 갑자기 출마하겠다고 하니 너무 황당하다”며 “앞으로 누가 이재오 의원을 따르겠느냐”고 비판했다. 성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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