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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8.18 14:43 수정 : 2008.08.18 14:43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 변화

최근 30% 안팎 회복 ‘축제 특수’ 톡톡히
‘거품’비판도…“통합·신뢰부터 제대로”

박태환 선수가 금메달을 딴 지난 10일 이명박 대통령은 8·15 경축사를 검토하다가 잠시 회의를 중단했다.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이명박 대통령은 오른손을 번쩍 올리며 환호했다. 박태환 선수에게 전화도 걸었다.

“내가 수영연맹 회장을 16년간 했는데 그 때는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박 선수 같은 세계적 선수가 나온 것은 우리의 국력이 그만큼 신장된 증거다.”

이명박 대통령의 일거수 일투족은 청와대 관계자들에 의해 외부로 고스란히 전달됐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요즘 올림픽에 ‘필’이 꽂혀 있다.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대표실에서 올림픽을 관전하며 우리 선수들을 응원한다.

베이징 올림픽은 확실히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에 ‘호재’다. 최근 지지율 상승의 일정 부분은 올림픽 덕분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스포츠는 본래 정치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고대 올림픽(기원전 776년~기원후 393년)은 고대 그리스의 제전이었다. 앞뒤로 3개월 동안 도시국가(폴리스)는 휴전을 했다. 올림픽이 지역통합과 외교의 역할을 일정부분 담당했던 것이다. 히틀러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을 나치당의 기반을 강화하는 계기로 활용했다. 나치의 깃발 하켄크로이츠가 올림픽 경기장에 나부꼈다. 그리고 3년 뒤 독일은 폴란드를 침공했다.

중국이 베이징 올림픽을 유치한 배경에는 21세기의 새로운 강대국으로 발돋움하고 내부 모순을 극복하려는 정치적 목적이 강하게 작용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1980년 쿠데타로 집권한 신군부는 취약한 정통성을 보완하기 위해 올림픽 유치에 적극 나섰다. 신군부는 프로야구도 창설했다.

정치에서 스포츠 효과는 얼마나 지속되는 것일까? 그때그때 다르다.


88올림픽을 1년 앞둔 87년 6월항쟁이 일어났다. 국민들은 올림픽을 국민적 축제로 받아들였지만 신군부의 정당성은 인정하지 않았던 것이다. 2002년 김대중 대통령의 지지율은 5월 34.7%에서 ‘월드컵 4강’ 덕에 7월에는 45.9%로 11.2%포인트나 상승했다. 그러나 8월에는 다시 36.7%로 떨어졌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의 노무현 대통령은 지지율 변화가 거의 없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30%를 넘나들고 있다. 하지만 올림픽이 끝나면 다시 가라앉을 수도 있다. 여권 안에서도 그런 걱정을 한다.

윤상현 한나라당 대변인은 17일 “법과 원칙을 강조하고 강경한 태도를 취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전체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기업 선진화를 비롯한 실용적 경제개혁을 추진하고, 갈라진 국민들을 한 데 묶는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상황을 비교적 냉정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의 최재성 대변인이 지난 주말 재미있는 논평을 냈다.

“올림픽 기간에 좀 올라간 것을 가지고 법석을 떨고 있는 것 같다. 사상누각과 같은 지지율에 연연해 하지 말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모색해야 한다.”

비판적이지만 내용은 일리가 있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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