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9.03 19:19
수정 : 2008.09.04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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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종교 관련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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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사장때 소망교회 시공
이명박 대통령에게 기독교는 어머니와 같다. 이 대통령의 여러 자서전과 강연에서 ‘가난’, ‘성장’, ‘어머니’, ‘기도’, ‘하나님’ 등의 개념은 하나로 연결된 듯 혼재돼 나타난다.
이 대통령은 독실한 기독교도인 어머니(채태원)의 새벽기도를 들으며 자랐다. 이 대통령은 <어머니>라는 책에서 “내 몸이 새벽 다섯시를 기억하게 된 것은 어릴 적 온 가족이 새벽기도를 함께 했던 때부터다”라며 “지금도 가끔 혼자 조용히 눈을 뜨는 새벽이면 어머니의 기도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고 적었다. 이 대통령이 대학 시절 6·3 시위 주동자로 체포돼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됐을 때, 면회 온 어머니의 첫마디는 “공부는 하느냐? 기도는 하느냐? 성경은 읽느냐?”였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소망교회 설립 직후인 1978년 이 교회와 인연을 맺으면서 신앙생활의 깊이를 더한 것으로 전해진다. 1981년에는 이 대통령이 당시 사장으로 있던 현대건설이 소망교회의 본당을 시공했다. 이 대통령은 1992년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매주 일요일 새벽 6시 소망교회 주차 봉사를 3년 가량 한 뒤 1995년 11월 장로가 됐다.
이 대통령은 2002년 서울시장이 된 뒤 ‘서울시 봉헌’ 발언을 비롯해 종교적 발언과 행보를 이어가며 논란을 일으켰다. 서울시장 취임 이후 대선 직후인 올 1월까지 기독교 관련 공식 행사에 참석한 것만 50회라는 집계도 있다. 지난해 대선 막바지에는 기독교 행사 참석을 자제했지만, 대선 직후인 12월23일 소망교회로 달려갔다. 요즘 이 대통령은 일요일 이른 아침 소망교회를 찾아가거나, 목사를 관저로 불러서 예배를 본다고 한다. 지난달 6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방한 때는 조용기 목사를 오찬에 초청해 함께 ‘믿음’에 관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종교에 관한 이 대통령의 소신은 뚜렷하다고 한다. 한 측근은 “지난 대선 때 참모들이 ‘교회 일정은 자제하는 게 좋겠다’고 했을 때 이 대통령은 ‘내 신앙생활이다’라고 선을 그었다”고 전했다. 또다른 측근은 “이 대통령은 ‘내 종교가 존중받으려면 남의 종교도 존중해 줘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하다”며 “이 대통령이 주변 사람들에게 ‘교회 가라’고 권하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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