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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의 대화’ 이명박 대통령이 9일 밤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에서 열린 ‘대통령과의 대화 질문있습니다’에 출연해 국민 패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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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때 ‘반성’과 전혀 다른 시각 드러내
“대학땐 매판자본 물러가라 주장…직장 들어가보니 후회”
‘법치의 확립’ 강조하며 ‘검·경 동원 보복성 처벌’ 논란 부인
이명박 대통령은 9일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촛불시위 정점 때 내비쳤던 ‘반성’과는 전혀 다른 시각을 드러냈다.
촛불집회 강경 대응은 ‘법치의 확립’이라고 강조했고, 미국산 쇠고기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국민이 알게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촛불집회에 참여했다는 대학생 성지현씨가 “네티즌들이 구속되고 백골단까지 부활하는 게 대통령이 말하는 소통이냐”며 촛불집회 강경 대응을 비판하자 이 대통령은 “촛불집회가 시간이 지나면서 선의의 시민은 물러가고 불법적 폭력을 사용하는 소수만 남았다”며 “앞으로도 법을 어기는 폭력적이고 불법적인 것은 강력하게 법에 의해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순수한 입장에서 참여를 했으니까 어떤 의사표시도 할 수 있고 평화적으로 준법적으로 하는 것은 보호받아야 한다”며 “어느 정부든 일류국가, 선진국가가 되려면 준법, 법치는 기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저도 대학 때 학생회장 하면서 데모도 했다”며 ‘운동권’ 경력을 강조한 이 대통령은 “그 당시 ‘매판자본 물러가라’고 주장했는데 일반 직장에 들어가서 일해보니 그 주장이 부끄러워졌다”며 ‘미국산 쇠고기 반대’ 구호를 에둘러 비판했다.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인식을 바꿀 대책은 없느냐”는 이숙이 <시사인> 뉴스팀장의 질문에는 “특별히 인식을 바꿀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 국민이 알게 될 것”이라며 미국산 쇠고기의 품질에 변함없는 신뢰를 나타냈다. “‘미국산 쇠고기는 광우병’이라는 정보가 잘못 전달됐다. 시장 구조에 맡기면 질 좋고 값싼 쪽으로 선택될 것”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부시가 왔을 때 한우와 미국 쇠고기를 내놨는데 (부시 대통령의) 손이 어디로 가는지 보니 한우로 가더라. 그래서 내가 균형을 맞추려고 젓가락질을 미국산으로 좀 했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지금은 한우를 먹는 쪽”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검·경을 동원한 보복성 사정 논란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시사평론가 유창선씨가 “자고나면 구 여권이나 시민단체 압수수색이 벌어지고 촛불집회 주동자는 처벌 위주로 가고 있다”며 보복성 사정 문제를 지적하자 이 대통령은 “‘불법을 했는데 그냥 두고 있느냐’는 게 국민 여론”이라며 “중립을 떠나서 보복적 차원에서 하는 것은 있을 수도 없고 상상할 수도 없다. 그건 약속한다”고 말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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