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오전(한국시각) 오바마 미국 차기 대통령의 싱크탱크인 워싱턴 브루킹스연구소를 방문해, 탈보트 소장과 악수하고 있다. 워싱턴/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
‘금융정상회의’ 이모저모
희의직후 프레스센터 방문 “100%가 보호무역 반대”
이명박 대통령이 15일(한국시각 16일) 주요·신흥 20개국(G20) 금융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프레스센터를 찾아 30분 남짓 회의 결과를 직접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언론설명회에서 “회담이 원체 예상보다도 성공적으로 됐다”고 적극적으로 의미를 부여했다. 이 대통령은 “이틀 동안 회의를 통해 합의점을 이룬다는 것은 어느 나라도 쉽게 예측 못했다”며 “한 세기에 있을까 말까 한 중요한 여러 과제들에 대해 합의를 이룬 것을 두고 금세기 국제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이뤄졌다고 모든 국가가 평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앞으로) 획기적으로 기구 자체가 창설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 현재의 국제통화기금(IMF) 기능이나 국제결제은행(BIS) 기능 등은 상당 부분 획기적 체제로 갖춰질 것”이라며 이번 회의 결과를 “신브레턴 우즈”와 비교했다.
그러나 이런 평가는 이번 회의가 국제 금융위기 상황의 긴급성에 비춰, 원론만 논의하는 데 그쳤다는 일반적 평가와는 다소 동떨어져 보였다.
이 대통령 특유의 과장법도 다시 나타났다. 이 대통령은 “세계경제가 활성화되려면 보호무역을 해선 안 된다는 것을 주장했더니, 모든 정상들이 100% 동조했다”며 “이번 회담 이후에 그런(보호주의 강화) 염려는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브라질, 영국, 한국 등 3개국이 내년 회의를 준비한다”며 “한국이 국제무대에서 1세기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중대한 역사적 과제 속에서 역할을 하게 됐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 나라가 내년에 G20 재무장관회의 공동의장국이 되는 점을 가리킨 것인데, 의장국은 각 나라가 돌아가며 맡는다.
이 대통령은 이번 회의를 통해 신흥국가들의 위상이 강화된 점에 적극적으로 의미를 부여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번 아셈회의 때부터 국제적으로 중요한 문제들을 신흥국과 함께 다뤄야 한다고 제의했는데, 이번에 그것이 상당히 굳어졌다”며 “국제사회에서 다뤄야 할 에너지, 기후변화 대비까지 앞으로 선진국과 신흥국이 함께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또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 총재가 회의 현장에서 자신에게 국제통화기금의 단기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SLF)이 제공하는 자금을 써달라고 요청해 왔다는 내용도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국제통화기금 총재가 한국 같은 나라가 (아이엠에프의 자금을) 갖다 써야 국제통화기금의 이미지를 바꿀 수 있다며, 사용해 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있었다”며 “조건 없이 제시했지만 돈을 꿔쓰면 형편없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어 갖다 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14일 워싱턴에 도착하자마자, 온건 진보 성향의 두뇌집단(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에서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과 짐 리치 전 하원 아·태소위원장 등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 쪽 인사들과 처음으로 만났다. 30분 남짓 진행된 이날 만남은 오바마 당선자 쪽의 요청에 따라 논의 내용을 밝히지 않았지만, 국제 금융위기, 북핵 사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이 대통령은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들과 만나,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설명했다고 이동관 대변인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 “한-미 양국이 같은 목소리를 내면서 북한을 설득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미 공조를 강조했으며, 연구소 쪽 인사들은 “미국 정부의 한반도 비핵화 의지는 확고해 북한은 과도한 기대를 가져선 안 된다”고 말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대해선 이 대통령이 “경제적 관점을 넘어 한-미 동맹 관계를 종합판단해 처리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으나, 연구소 쪽 인사들은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이 대통령은 또 이날 오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 금융위기 극복, 기후변화 공동대처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유엔의 북한인권 결의안을 우리가 공동제안한 만큼 앞으로 계속 상황을 지켜볼 방침”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권태호 기자 ho@hani.co.kr <한겨레 주요기사> ▶한국 대표기업들도 “내년 후퇴 또는 정체”
▶나경원 의원 “1등 신붓감 예쁜 여선생 2등 못생긴 3등은…” 논란
▶[시론] 오바마는 ‘좌빨’ 아닌가? / 조국
▶오바마식 소통 ‘유튜브 노변정담’
▶선두기업 “아프다고 말도 못해”…가동중단·비용절감 확산
▶충무로 추워, 안방은 어떨까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