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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17일 오전(한국시각) 숙소인 워싱턴 윌러드호텔에서 열린 워싱턴 주재 특파원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워싱턴/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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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특파원 간담회
미국-브라질-페루를 순방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각) 워싱턴 디시(DC)의 윌러드호텔에서 연 특파원 간담회에서, 미국의 자동차산업 지원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미칠 영향에 대해 “미국 자동차산업이 사는 것이 우리에게 불리하지 않고, 미국 자동차가 살면 에프티에이에 지장을 준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관계에 대해 “남북 화해를 유지하고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 1차 목표”라며 “그 다음에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에 나오면 대한민국이 중심이 돼 국제사회가 함께 북한 경제를 발전시켜 짧은 시간 내에 북한 주민들이 배고픈 신세를 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대외전략 갑자기 변화 오진 않을것”“우리 야당도 그렇게 나쁜 야당 아니다” “미국 자동차산업 보조, 적절한 방법으로 할 것”
CNN회견 땐 “신중한 고려 있어야” 경제성 발언 -미국의 정권교체에 대비한 한-미 관계 강화와 대미 외교 구상은? “미국은 외교에서 단지 방법을 강하게 하느냐 소프트하게 하느냐 전략의 차이만 있었고, 기본은 철저한 국익 위주였다. 오바마 정권도 대외전략에서 근본적으로 갑자기 변화가 오진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임기내 대북정책 목표가 무엇인가? “한국의 국익은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고, 궁극적으로 핵 없이 통일하는 것이다. 북한 문제의 경우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통일하는 게 최후의 궁극 목표다. 그러나 현시점에선 우선 남북이 평화스럽게 공존하는 것이 중요하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에 나와서 경제를 어떻게든 성장시켜야 한다. 북한은 중국보다 더 빨리 경제 성장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본다.” -오바마 당선자가 미국 자동차산업 지원을 우선과제로 강조하고 있다. 이 정책이 한-미 자유무역협정 재협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는지? “미국 자동차회사에 부품을 납품하는 우리나라 회사들이 갈수록 늘고 비중이 커진다. 미국 자동차가 잘되면 (우리의) 부품 수출이 늘어난다. 그리고 미국 자동차산업이 잘돼도 한국 자동차를 수출할 여지가 있다. 미국 자동차산업이 어떻게 보조가 되느냐는 세계무역기구(WTO)에 위배되는 것이지만, 세계 모든 나라가 주시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 정당하고 적절한 방법으로 할 것이다.” (이 대통령은 미국 <시엔엔> 인터뷰의 같은 질문에선 “미국이 자동차산업에 대한 보호를 잘못하면 세계무역기구 규정에 위배된다”며 “미국 정부의 지원방식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신중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고 답변했다. 특파원 간담회 뉘앙스와 달리, 오바마 진영의 방법론에 일정 부분 제동을 거는 것으로도 해석될 대목이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한국이 먼저 비준하는 문제가 쟁점이 되고 있다. “세계 모든 나라가 미국과 에프티에이를 할 때 선통과시킨 뒤 미국과 협의한다. 미국 의회는 가부 투표만 하게 돼 있다. 패스트 트랙(대외 통상교섭을 의회가 행정부에 일임하는 미국의 제도)을 활용하는 게 좋다. 패스트 트랙이 없어지면 미 의회가 중심이 돼 협상을 다시 해야 한다. 미국의 절차를 잘 활용해야 한다. 대미 전략이기 때문에 (국회가) 국익 차원에서 협조해줄 것을 당부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 경제 성장률을 3.5%로 전망했는데? “세계가 보호무역을 하지 말고 내수시장을 키우면 각 나라 성장률이 올라가게 된다. 우리 경제는 플러스 성장하는 것이 틀림없다. 현재로선 3~4%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내수를 진작하고 여야가 힘을 합치면 1% 정도 더 성장할 수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집권 초기 개혁법안이 가로막히자 ‘대통령 못 해 먹겠다’고 얘기했는데? “우리 야당도 그렇게 나쁜 야당이 아니다. 야당도 근본은 갖고 있다. 야당도 나라 걱정하고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에 희망적이며, 남은 국회에서 추경예산과 본예산도 여야가 협력해서 아주 끈질기게 해 나갈 것이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미국 <시엔엔>과 인터뷰에서 오바마 당선자에 대해 “이 시대에 상당히 필요한 사람이 대통령이 됐고, 아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그동안 미국의 리더십이 손상당한 게 있다면 미국이 너무 ‘하드 파워’를 외교에 활용했기 때문이라고 보는데, 오바마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해 ‘소프트 파워’를 갖고 외교에 나오면 오히려 더 큰 힘과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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