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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12.30 21:09 수정 : 2008.12.31 01:10

진동수 한국수출입은행장(맨 왼쪽) 등 공공기관 기관장들이 3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새해 업무보고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공공기관 개혁과 관련한 이야기를 들으며 무거운 표정을 짓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조직·기능 민간이양 등 큰 폭 구조조정 요구
“노조와 잘 지내는 시대 지나”…노조들 ‘발끈’

이명박 대통령은 30일 공기업 사장 등 공공기관장들을 향해 “조직(혁신)에 대한 결심이 서야 하고, 그렇게 할 자신이 없는 사람은 그 자리에서 떠나야 한다”며 구조조정을 강한 목소리로 압박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한국전력, 주택공사, 토지공사 등 34개 공기업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그 역할을 맡기가 힘들다고, 또 복잡한 조직을 아무리 (개혁)하려고 해도 도저히 힘들겠다면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국민으로부터 공공기관들이 그렇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했다. 대부분 기관은 비전문적이고, 안일하고, 방만한 경영을 해 국민들로부터 많은 지탄을 받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개혁을 사람만 줄이는 것으로 생각해선 안된다. 조직, 기능을 그대로 두고 사람만 줄이는 것은 개혁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업무가 다른 데 넘어가고, 그 민간부서가 업무를 개선해 생산성을 높이면 조직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인원 축소뿐 아니라, 조직과 기능의 민간 이양을 포함하는 큰 폭의 구조조정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또 “기관장들이 노조와 서로 잘 지내는 것이 좋겠다고 해서 그 조직을 아주 방만하게 되돌이킬 수 없는 조직을 만든 예가 있다”며 “노조와 잘 지내 임기를 채운다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고 말해, 노조에 대해 강경대응을 주문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대통령이 공공기관들을 모아 직접 업무보고를 받는 것은 과거 정권에서 없었던 일이다. 이른바 ‘공기업 선진화’를 국정운영 기반 회복을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여기는 듯한 기류가 읽혔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1년에 2번씩 공공기관이 함께 회의하는 자리를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 정권이 여러분에 의해 잘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공공기관 노조들은 이 대통령의 발언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박노균 발전노조 위원장은 “노조 하면 이기적 집단, 못된 집단이라는 인식이 대통령 발언에 투영돼 있다”며 “공공기관은 공익성을 중요시하는데, 수익성을 더 중시하는 사고에서 노조를 바라보는 시각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지 말 것을 요구한 또다른 공기업 노조 관계자는 “낙하산인 공기업 기관장들에게 노조에 대해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지 말라는 경고로 들린다”며 “노조를 정상적인 대화와 협상 파트너로 생각하지 않고, 효율성의 걸림돌이라는 인식에 대해 노조가 뭘 거론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공공기관 관련 발언을 이어나가는 도중 “우리 경제 성장률이 3%가 된다고 했으나, 아마도 2%, 1%로 성장할지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가 내년 성장률 목표를 3%로 제시한 것과 달라,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성을 떨어뜨릴 발언으로 지적된다.

권태호 이재명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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