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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2.15 16:54 수정 : 2009.02.16 16:22

이명박 대통령이 휴일인 15일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대학로 동숭아트센터에서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저예산 독립영화 `워낭소리‘ 관람에 앞서 제작자인 이충렬(왼쪽)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가난 대물림을 교육 통해 끊으려 했던 것이 우리 저력”

"교육통한 가난 대물림 단절이 우리 저력"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휴일을 맞아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대학로를 찾아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저예산 독립영화 `워낭소리'를 관람했다.

평소 영화를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 대통령은 지난 대선기간 극장에서 `마파도2'와 `브라보 마이 라이프'를 본 데 이어 지난해 당선인 시절에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관람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호차량도 없이 일부 수행원들만 대동한 채 마이크로버스를 타고 대학로 동숭아트센터를 찾았다.

대통령의 외부행사에는 통상 차량통제가 이뤄지고 행사장에는 몇시간 전부터 경호원들이 나와 검문.검색을 실시하지만 이날 영화관람은 사전에 청와대 내부에도 시간과 장소를 알리지 않은 채 전격적으로 진행됐으며, 극장을 찾은 일반인들도 놀란 표정으로 이 대통령을 맞았다.

검은색 코트에 회색 머플러를 두른 채 극장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워낭소리'를 만든 이충렬 감독 등과 악수한 뒤 곧바로 상영관으로 들어갔다.

이 대통령은 이충렬 감독 옆에 앉아 "지금까지 관객이 얼마나 들어왔느냐" "촬영기간은 얼마나 걸렸느냐" "이전까지 관객이 가장 많았던 독립영화는 얼마나 들어왔었나"라고 묻는 등 큰 관심을 표명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번 영화를 계기로 (독립영화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달라질 것 같다"면서 "역시 작품이 좋으면 사람들이 많이 보러 온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모처럼 이 대통령과 극장을 찾은 김 여사는 영화가 시작되기 직전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며 "제가 원래 잘 울어서..(영화를 보면) 눈물이 많이 난다고 해서.."라고 말했으며, 이에 이 대통령이 대신 "슬프다고 손수건을 준비해 왔다고 한다"고 말하자 수줍게 웃는 모습을 보였다.

약 80분간 영화를 지켜본 이 대통령은 "잘 봤다"는 짧은 평을 남기고 극장을 떠났으며, 김 여사는 관람도중 눈물을 흘린 듯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마이크로버스에 올라탔다.

이 대통령은 이어 영화 관계자들과 시내 한 식당에서 오찬을 함께 하면서 `워낭소리'에 대한 관람평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어려운 제작여건 속에서도 이 영화가 큰 성공을 거둔 것은 우리 삶에 부딪쳐 오는 생생한 이야기들을 진솔하게 담아냈기 때문"이라면서 "이 영화는 우리가 실제 경험하고 거쳐온 이야기들을 여과없이 담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영화 주인공인 최원균 할아버지를 언급하며 "자녀 9명을 농사지어 공부시키고 키운 게 우리가 발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아니었겠는가"라며 "교육을 통해 가난의 대물림을 끊으려 했던 것이 우리의 저력이 됐고 외국인도 이에 놀라고 있다"고 강조했으며, 이에 김 여사도 "그게 바로 한국인의 DNA"라고 공감을 표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충렬 감독이 독립영화에 대한 제도적 지원을 요청하자 "만화영화와 독립영화를 함께 상영하는 전용관을 확충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게 좋겠다"면서 "학생들도 이런 영화를 많이 보며 자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이 감독은 "유년에 우리를 키웠던 소와 아버지에 대한 감동적 사연이 없을까 고민하다 이 영화를 만들 게 됐다"고 소개한 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독립영화를 만들고 있다"며 "저는 단지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 참석자는 "주인공 할아버지는 촬영내내 그냥 사진 찍는 줄 알고 있었다고 하고, 방송출연이 소원이었던 할머니는 이후에 영화를 보고 감격에 겨워 울었다고 들었다"며 후일담을 전하기도 했다.

이날 이 대통령 내외의 영화관람에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정진곤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 이동관 대변인, 박형준 홍보기획관, 김백준 총무비서관, 김희중 제1부속실장 등이 수행했다.

박형준 홍보기획관은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독립영화를 관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문화콘텐츠가 점차 중요한 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문화인들을 격려하기 위해 자리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한 참모는 "일반인들에게 불편을 줘서는 안된다는 이 대통령의 지시로 극장 간담회 등의 행사도 모두 취소하고 교통통제 등도 하지 않았다"면서 "대통령이 일반 관객들과 앞뒷자리에 앉아 영화를 본 것은 전례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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