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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12.01 13:20 수정 : 2009.12.01 14:50

이명박대통령이 3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단초청 조찬간담회에 참석하기위해 정몽준 한나라당대표최고위원을 비롯한 최고위원단과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가운데는 공성진 최고위원. 청와대사진기자단.

자신은 “역사적 소명” 비판론은 “반대 위한 반대”
4대강·세종시 등 상대방 논리 인정않는 사고방식

세종시 수정과 4대강 사업에 정면돌파 기조를 확실히한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국가 백년대계”, “역사적 소명”, “선진화의 기초” 등의 표현을 자주 입에 올리며 비장감을 더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그만큼 이번 일을 무겁게 생각하고 있다”(박선규 대변인)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지만, 자칫 ‘나는 지고지선하다’는 대통령의 인식은 국민과의 소통과 설득을 더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30일 한나라당 지도부와 청와대 조찬 회동에서 “세종시와 4대강과 관련해 우리 사회에 갈등이 생긴 것이 가슴 아프다”며 “세계 여러 나라들은 앞서 나가려고 경쟁하고 있는데 국내는 갈등하고 있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세종시나 4대강과 같은 ‘국가 백년대계’ 정책을 둘러싼 뜨거운 논쟁은 민주정치에서는 ‘공기’와도 같은 것이지만, 이 대통령은 이를 매우 낭비적인 것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발언이다.

비판론을 “반대를 위한 반대”로 치부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 대통령은 지난 27일 ‘대통령과의 대화’ 생방송에 출연해 4대강 사업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분들도 상당한 숫자는 다 아시면서 반대한다고 생각한다”, 복지 예산 감소 지적에 대해서는 “반대를 위한 반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세종시 수정과 관련해 “역사적 소명을 갖고 해야 한다”, “역사에 부끄럽지 않게 떳떳하게 하자”는 등 ‘역사와의 대화’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선진화의 기초를 닦아 다음 정권이 승승장구하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세종시 문제는 정부 정책의 일관성과 국가의 신뢰, 국토 균형발전 등의 가치 문제도 내포하고 있지만, 이 대통령의 ‘역사적 소명’ 앞에 세종시 수정 반대론자들은 몰역사적인 부류가 돼버렸다.

이 대통령이 세종시 수정과 4대강 사업에 강한 자기 확신을 보이는 데에는 현대건설 신화, 청계천 복원 등에서 얻은 경험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즐겨 쓰는 “처음엔 반대해도, 해놓고 나면 다들 좋아한다”는 말이 그것이다. 또 ‘역사’를 부쩍 강조하는 것은 이 대통령뿐 아니라 전임 대통령들을 포함해 단임제 대통령제에서 되풀이되는 현상이기도 하다.

그러나 대통령의 ‘역사와의 대화’는 소신껏 정책을 펼 수 있도록 하는 순기능과, 국민 여론을 무시하게 만드는 역기능을 동시에 갖고 있다는 게 학자들의 지적이다. 강원택 숭실대 교수는 이 대통령이 “반대를 위한 반대”를 자주 언급하는 데 대해 “국민과의 소통을 어렵게 할 수 있다”며 “권력을 가진 지도자로서 상대방에 더 귀를 기울여 주는 자세가 설득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의 한 인사는 “대통령이 ‘역사적 소명’을 강조하는 것은 ‘나는 옳고, 너는 잘못됐다’는 식으로 비칠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친박근혜 성향인 이성헌 한나라당 의원도 이날 <문화방송>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대통령이 세종시 원안 추진은 마치 정치적인 것이고 세종시 수정안은 역사적인 소명을 가지고 하는 것으로 얘기하는 것은 국민을 설득시키는 데 한계가 있지 않겠는가”라고 비판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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