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언론사 정치부장단 간담회서 지향점 제시
노무현 대통령은 18일 중앙언론사 정치부장단과의 간담회에서 대언론 관계의 현주소를 짚고 `창조적 경쟁.협력관계'를 그 지향점으로 제시했다. 노 대통령이 언론사 정치부장단을 청와대로 초청해 간담회를 갖는 것은 참여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이날 행사는 국정 전반에 대해 언론과의 공감대 및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해 마련됐다. 노 대통령은 우선 "한 명씩 인사하며 보니까 옛날 야당할 때부터 자주 만나 논쟁하고 싸움도 한 분들도 있는 것 같아 각별히 반갑다"며 "한국 정치사의 우여곡절 현장에서 같이 고민해왔던 분들을 책임있는 자리에서 만나게 되니 감개가 무량하다"고 인사했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정권과 언론의 관계에 대해 평소 갖는 생각과 고민의 일단, 바람을 밝히는 것으로 인사말을 이어갔다. 동시에 `새로운 관계'를 위한 언론에 대한 주문도 잊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이제 저와 언론과의 관계는 과거와는 좀 달라진다"며 "포괄적으로 얘기하면 정상화되는 것이고 그 과정으로 마련된 자리"라며 정치부장단을 청와대로 초청한 이유를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그동안 (언론과의 관계는) 힘들고 블한 관계였다"고 말하면서도 "이제는 상식적으로 대화하고 풀어나갈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됐다. 정권과 언론과의 관계가 많이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또한 `지식사회'의 한 축인 언론과 `집행'의 한 축인 정부의 협력을 강조하며 "정권과 언론의 관계는 전통적으로 비판과 견제"라며 "그러나 파괴적.분열적 비판이 아니라, 공동체 사회의 공동 목표를 향해 함께 가기 위해 비판과 견제 수단을 갖고 협력해 나가는 과정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요즘처럼 권력의 절대적 우위가 있지 않고 정보가 모두 공개된 상황에서 언론의 역할은 달라질 수도 있다"고 전제, "비판과 견제의 역할만이 모두는 아닐 것"이라며 "정부와 대안 경쟁도 하고 방향에 대한 논쟁도 하고 합의를 찾아가는 과정에 참여한다고 생각해 달라"고 주문했다.특히 노 대통령은 "창조적 경쟁과 협력의 관계가 설정되기를 희망한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이어 노 대통령은 `위기감'을 주제로 말을 이었다. 언론과의 인식차를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노 대통령은 "잘못 전달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하고 들어달라"는 조심스런 당부까지 곁들였다. 노 대통령은 먼저 "이 자리는 문제의식을 공유하려는 노력"이라고 설명하고 "문제의식이 어느 정도 공통되고 공감대가 있을 때 비로소 대화.토론이 가능한데 이 점에서 다소 초점이 안맞는다는 느낌"이라며 "여러분에게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제 쪽에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나아가 "일반 여론의 흐름을 봐서도 문제로 생각하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것과 다른 것 같고, 언론에서 보도되고 있는 것의 초점.쟁점들이 (국민들에게) 가까이 있고 저는 좀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이라며 언론과의 일정한 인식차가 있음을 솔직히 토로했다. 노 대통령은 "기사를 읽어보면 여러분들도 위기감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국민 일반의 인식, 여러분 매체에 의해 형성된 인식일 것"이라고 짚은 뒤 "그 문제에 대해 나는 해소됐거나 해소되려 하거나 얼마 안가서 해소될 문제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진짜 내가 보기에 심각한 문제, 이대로 방치하면 장차 위기로 현실화될 수 있을 것 같은 문제를 제기하면 대체로 언론은 냉담하고 국민도 냉담한 것 같다"며 "또한 냉담에 그치지 않고 문제의 본질 밖에 있는 갈등만 부각돼 마치 내가 싸움을 건 것처럼 비쳐져 힘이 들 때가 많다"며 마음속 고충을 털어놨다. 이는 최근의 대연정, 불법도청 사건, 국가권력 남용사건에 대한 시효배제 문제 등 일련의 주요 현안과 관련해 논란 또는 갈등, 음모론의 시각에 맞춰 언론이 보도한데 대한 유감의 뜻으로도 풀이된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이 부분에 나도 깊이 연구를 해야겠고 여러분도 고민해달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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