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8.19 19:28
수정 : 2005.08.19 19:29
정무·실전투입 능력 후한 평가
언론관계 개선·호남배려도 고려한듯
이병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김우식 청와대 비서실장 후임으로 유력하게 부상하고 있다. 최근까지만 해도 청와대 안팎에서는 김병준 정책실장이 집중적으로 거론됐으나, 노무현 대통령은 처음부터 이 전 수석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노 대통령의 뜻을 잘아는 청와대 핵심참모들은 김 실장의 사의표명 직후부터, “정무와 정책에 모두 밝은 인사로, 대통령의 철학을 따로 익히는 수습기간 없이 바로 실전에 투입될 수 있는 사람이며, 외부에서 데려올 것”이라고 말해왔다. 이들은 김병준 정책실장에 대해 “어느 자리에 있든 대통령을 모시는 고유의 역할이 있어, 자리를 옮겨 전체적으로 득 될 것이 없다”고도 말했다. 그런 면에서 이 전 수석은 노 대통령에겐 ‘맞춤형 인물’인 셈이다.
이 전 수석은 노 대통령의 후반기 국정운영 구상과도 직접 맞닿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핵심참모는 19일 “대통령은 후반기를 안정적으로 이끌어나가기를 원하고 있으며, 그동안 벌여왔던 각종 정책을 잘 마무리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 전 수석의 정무적 판단을 상당히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전 수석이 기획조정비서관, 정무기획비서관 등을 두루 거치며 청와대 업무 전반에 밝은 것도 노 대통령의 뜻과 맞아떨어진다는 게 핵심인사들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노 대통령이 지난 18일 중앙언론사 정치부장들과의 간담회에서 밝힌 ‘언론과의 관계개선’과 관련해서도, <한국일보> 출신의 언론인으로 홍보수석을 지낸 이 전 수석이 적임자라는 것이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또 최근 호남쪽의 지지세가 예전같지 않다는 점도 전남 출신인 이 전 수석의 기용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전 수석이 비서실장으로 확정될 경우, 청와대는 김병준 정책실장과 함께 1954년생 두 동갑내기가 이끌어가게 된다.
한편, 이달 말 청와대를 떠나는 김우식 비서실장은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참여정부의 앞으로 2년반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시점으로 이 시기 통합·협력의 무드가 조성돼야 한다”며 “지금처럼 분쟁과 갈등, 불화가 소용돌이치면서 2년반을 보내는 것은 국가적 낭비”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이어 “밉든 곱든 대통령은 이 나라의 최고 지도자”라며 “최고 지도자에게 용기를 불어넣고 격려를 보내서 대통령이 활기차게 신이 나서 일하고 국정을 살피도록 하는 것이 국익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자신이 지난 1년6개월의 재임 기간 우리 사회 보수쪽의 우려를 달래는 데 진력해왔다고 설명하면서, “그동안 대통령과 얘기하면서 얼굴을 붉힌 적도 두세차례 있었다”고 소개했다.김의겸 기자
kyu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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