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실장은 이날 6시30분부터 진행된 회동 분위기에 대해 "정치와는 관계없는 편안한 대화 내용이 주류를 이뤘다"며 "긴장된다기 보다는 아주 넉넉하고 편안한 가운데 대화가 계속됐다"고 전했다.
노 대통령도 만찬 모두에 10.26 재선거 참패에 따른 여당 지도부 퇴진사태를 의식한듯 "예전에도 이런 정치과정이 많이 있었다"며 "크게 생각지 마시고 편안하게 저녁을 드시면서 이야기를 하자"고 분위기를 풀어나갔다.
이에 따라 한국 과학기술의 성장.발전속도, 세계 각지에서 활약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의 활약상, 외환위기 극복 과정 등 '가벼운 화제'를 놓고 시작부터 대화가 이어지면서 만찬은 당초 예상시간을 1시간 넘겨 3시간동안 진행됐다.
노 대통령은 특히 현 경제상황에 대해 "전체적인 거시적 경제는 파란불인데 아직 어려운 민생부분은 여전히 빨간불"이라고 진단하고 "앞으로 양극화 문제는 좀더 심도있게 중장기적으로 대처해야겠다"고 밝혔다.
재선거 결과에 대한 청와대 책임론과 정치인 출신 장관 복귀 문제 등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된 주요 정국 현안에 관해서 노 대통령은 회동이 끝나갈 무렵인 8시30분께 입장을 표명했다.
이 실장은 그러나 "현안은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만큼 화제로 계속 이어지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이 실장은 12명의 참석자들이 관저를 떠나기 30분전인 9시께 춘추관에 도착, "기자들의 블을 덜어드리기 위해 서둘러 왔다"며 회동 내용에 대해 설명했다.
다음은 이 실장과의 문답 요지.
▲(모두 발언) 대통령은 "당이 정한 방향에 대해서는 정한 대로 가는 것이 원칙이다. 어려울 때일수록 원칙대로 가는 것이다"고 말했다. 더불어 "여러 차례 당이 정치의 중심이 돼서 가달라는 당부를 여러번 한 바 있었다"고 말했다. 또 "이번 정기국회는 여러 부분에서 중요한 정책현안들이 있기 때문에 누가 비상대책위원회를 맡든 간에 당을 추슬러서 정기국회 정책현안들을 해결하는 데 진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이해찬 국무총리와는 계속해서 일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여러 가지로 국정현안을 잘 추슬러 주시고, 또 조율을 잘해 오셨기 때문에 이 총리와는 계속해서 일을 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더불어 "지금 당에서 내각에 와 계시는 분들의 경우 전당대회와 관련해서 그 정치적 결정은 당사자분들이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당 연석회의 결과에 대한 반응이 있었나.
▲대통령이 그런 부분들에 대한 말씀을 하니까 문희상 전 의장이 그에 대한 과정 설명과 함께 "송구스럽다"고 말했고, 정세균 원내대표도 "여러 가지로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은 특별한 언급이 없었고, 그런 (정치현안) 내용에 대해서 간략하게 정리해서 말씀을 했다.
--연석회의에서 있었던 당내 분위기나 정리된 입장은 전달됐나.
▲그런 부분은 이미 보고도 있었고 이미 여러 보도가 있었기 때문에 특별하게 당쪽에서 자세하게 보고하거나 그런 말씀은 없었다.
--이 총리와 같이 일할 것이라는 대통령의 언급은 어떤 맥락에서 나온 것인가.
▲어떤 맥락에서가 아니라 앞으로 전당대회 등 그런 부분에 대해 관심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말씀하신 것이다.
--이번 사태 관련해 전적으로 당에서 수습하는 것을 지켜만 보겠다는 뜻인가.
▲당이 결정한 부분에 대해서는 당의 결정을 따르는 것이 원칙이다는 말씀을 한 것이다. 그리고 어려울 때일수록 원칙대로 가는 것이 정도 아니냐 그런 말씀을 덧붙인 것이다.
--이 총리를 계속 유임시키기로 한 배경은 무엇인가.
▲아까 설명한 그대로다. 그간 일상적인 국정을 맡아오면서 국정을 원활하게 운영해왔다는 평가가 많지 않느냐.
--이 총리 유임으로 책임장관제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서로 별개의 문제다.
--최근 사태에 대해 정동영, 김근태 두 장관의 언급은 없었나.
▲두 분 모두 원론적인 말씀을 했다.
김재현 기자 jah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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