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사위 위원장에 송기인 신부
|
“과거사 청산 소신 투철” 노 대통령 ‘정신적 지주’
노무현 대통령은 23일 다음달 1일 출범하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과거사위) 위원장으로 송기인(67·사진) 신부를 임명했다.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평생을 민주화와 인권운동에 헌신해왔으며, 올바른 사회구현을 위한 과거사 청산과 극복에 대한 소신과 의지가 투철하다”고 인선 배경을 밝혔다.
송 신부는 노 대통령의 ‘정신적 지주’로 불릴만큼 노 대통령의 고빗길마다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온 사람으로 정평이 나있다. 두 사람의 인연은 1982년 부산 미문화원 방화사건 때 노 대통령이 변론을 맡으면서 시작됐으며, 88년 13대 총선 때는 “정치하기 싫다”는 노 대통령을 송 신부가 정계로 밀어올린 일화도 있다. 또 송 신부는 노 대통령을 ‘질책’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으로 알려지고 있어, 앞으로 노 대통령의 정치행보에 변화가 올지도 주목된다.
과거사위는 위원장과 상임·비상임 위원을 포함해 모두 15명으로, 대통령이 4명, 대법원장이 3명을 각각 지명하고 국회가 8명을 선출한다. 국회 몫으로는 열린우리당이 4명, 한나라당이 3명, 민주당이 1명이다. 이 가운데 상임위원은 위원장을 포함해 4명이다.
청와대는 송 신부를 비롯해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상임), 안병욱 가톨릭대 교수, 최일숙 변호사를 내정한 상태이다.
상임위원 1명과 비상임위원 3명을 선출하는 열린우리당의 경우 김갑배 전 대한변협 법제이사(상임), 김영범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 김경남 목사, 법타 스님을 위원으로 추천했으나, 김 이사가 위원직을 고사하고 있어 막판 조율 중이다. 3명을 선출하는 한나라당에서는 심규철·김용균 전 한나라당 의원과 이인호 명지대 석좌교수, 서경석 목사, 이승환 변호사, 이영조 경희대 아태국제대학원 교수, 이익주 서울시립대 교수 등을 놓고 인선 작업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은 김영택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을 추천할 예정이다. 대법원은 아직 추천위원 명단을 내놓지 않고 있어, 청와대가 독촉하고 있다.
독립기관으로 설치되는 과거사위는 항일독립운동, 반민주적 또는 반인권적 행위에 의한 인권 유린과 폭력, 학살, 의문사 사건 등의 왜곡 또는 은폐된 진상을 최장 6년 동안 조사할 수 있다.
김의겸 기자 kyummy@hani.co.kr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