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9.18 21:16
수정 : 2018.09.18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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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8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와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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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남북정상회담]
공항 환영서 숙소 도착까지
김명호 대좌 “각하를 영접라려 정렬”
문 대통령 ‘받들어총’ 경례 받아
김정은 위원장 부부 공항 마중
두 정상 끌어안고 세 차례 포옹
2000·2007년 땐 악수로 맞아
도심 진입하며 무개차로 동승
문 대통령 “최고 영접 받아 뭉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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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8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와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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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아주 가슴 벅찼습니다. 아주 가슴이 뭉클합니다. 최고의 영접을 받았습니다.”(문재인 대통령)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께서 우리 판문점(통일각)에 오셨을 때 제대로 된 영접을 해드리지 못해서 기다렸는데 우리 수준이 낮을 순 있어도 최대 성의를 다한 일정이니 마음으로 받아주셨으면 싶습니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18일 남북정상회담을 하려 평양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은 백화원 영빈관까지 찾아와 직접 숙소를 안내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배려에 거듭 고마움을 표시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처음으로 평양을 방문한 문 대통령을 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예우를 갖추어 맞이했다.
극진함과 파격은 문 대통령이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도착한 순간부터 펼쳐졌다. 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는 이날 오전 10시7분 공항 활주로에 나와 문 대통령 부부를 기다렸다. 2분 뒤, 공군 1호기의 문이 열렸고, 문 대통령 부부가 처음으로 모습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발견한 뒤 활짝 웃는 얼굴로 계단을 내려와 곧바로 그를 끌어안았다. 5월26일 깜짝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뒤 115일 만의 포옹이었다. 2000년과 2007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평양에서 만난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과는 포옹이 아닌 악수로 반가움을 표시했다.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리 여사도 어색함 없는 편안한 얼굴로 인사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발견하곤 환하게 웃음짓고 안부를 물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김 위원장 부부가 공항 영접을 나온 것은 처음으로 외국 정상회담 사례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환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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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인사를 나눈 뒤 북한군 의장대를 사열했다. 북한의 명예위병대 지휘관인 김명호 육군 대좌(대령)는 “대통령 각하, 조선인민군 명예위병대는 각하를 영접하기 위하여 정렬하였습니다”라고 보고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 붉은 카펫 위를 걸으며, 미리 도열해 있던 인민군 명예위병대의 ‘받들어총’ 경례를 받았다. 사열을 마친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안내를 받아 사열단에 오른 뒤 인민군 명예위병대가 행진하며 경례하는 분열식을 지켜봤다. 인민군은 이날 의장 행사가 이뤄지는 동안 예포 21발을 발사했다. 북한군의 우리 정상에 대한 의장 행사에서 “각하”라는 호칭도, 예포 발사도 모두 처음이다. 군 당국자는 이날 “2000년 6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2007년 10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방북했을 때도 북한군으로부터 국가원수에 걸맞은 의장 행사가 있었지만 그때는 예포가 없었고, 의장대 지휘자가 우리 대통령에게 ‘각하’라고 따로 경칭을 붙이지도 않았다”며 “그만큼 더 예우를 갖춰 문 대통령을 맞는다는 의미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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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최고의 예우는 남북 정상의 평양 시내 카퍼레이드였다. 환영 행사 뒤인 오전 10시19분 각자 차를 타고 공항을 떠난 두 정상은 평양 도심이 시작되는 연못관에서 내려 함께 검은색 벤츠 S600 무개차에 올라 카퍼레이드를 시작했다. 예고되지 않은 행사였다. 남북 정상이 카퍼레이드를 한 것은 처음이다. 노 전 대통령이 2007년 카퍼레이드를 벌였지만 김정일 위원장이 아닌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동승했다. 2000년엔 김정일 위원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과 자기 차에 동승해 숙소로 향했다. 두 정상이 순안공항-평양도로-3대혁명전시관-영생탑-여명거리-금수산태양궁전-백화원영빈관 등의 코스로 이동하는 동안 평양 도로변은 10만여명의 시민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형형색색의 한복과 양복 차림의 무수한 평양시민은 붉은 꽃술과 한반도기를 흔들며 일제히 “조국” “통일”을 연호했다. 문 대통령은 내내 손을 흔들며 답례했고, 김 위원장은 흐뭇한 표정으로 박수를 치곤 했다. 카퍼레이드를 마친 두 사람은 여명거리가 끝날 무렵 환영 인파가 없는 곳에서는 자리에 앉아 담소를 나누며 백화원 영빈관으로 향했다. 사실상의 ‘간이 정상회담’을 연 셈이다. 두 정상은 공항을 출발한 지 58분 만인 11시17분께 백화원 영빈관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3시45분부터 2시간여 동안 자신의 집무실이 있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에서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본부 청사는 남쪽 정상에겐 처음 공개한 장소다.
평양·서울 공동취재단, 성연철 기자, 박병수 선임기자
sychee@hani.co.kr
[화보]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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