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2.12 00:05
수정 : 2005.12.12 00:05
이진 전 행정관 ‘비망록’ 펴내
청와대 제1부속실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최근까지 직접 수행했던 이진 전 행정관이 11일 대선 전후 시점부터 지난해 탄핵사태 전까지 노 대통령을 중심으로 벌어졌던 참여정부 초기의 비사들을 담은 <노무현, 왜 그러는 걸까?―참여정부, 절반의 비망록>(개마고원 펴냄)을 펴냈다. 이 전 행정관은 국정운영의 주요 지점에서 노 대통령의 생각과 판단을 직접 구술받고, 현장을 취재했다고 한다.
책을 보면, 노 대통령은 대선 이틀 뒤인 2002년 12월21일 휴가를 보내던 제주도로 최측근인 안희정·이광재씨를 불러 “국민 앞에 털어야 할 것이 있다면 미리 다 털고 가자”며, 대선자금과 나라종금 사건에 대한 대국민 고백성사를 제안한 것으로 돼 있다. 이에 따라 안씨는 이듬해 1월 둘쨋주 기자회견을 통해 정치자금의 전모를 밝힌 뒤 검찰에 자진 출두하는 계획을 정했으나, 주변 인사들의 반대 등으로 기자회견 이틀 전에 결심을 접었다고 이 책은 밝혔다.
또, 노 대통령의 오랜 측근인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은 2003년 8월11일 노 대통령과 문재인 민정수석이 함께한 만찬 석상에서 에스케이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포착해두고 있던 이호철 당시 민정비서관으로부터 직접 사표 제출을 요구받았던 것으로 이 책은 전했다. 이 실장의 자진 사퇴 요구에 얼굴이 창백해진 최 비서관이 황급히 자리를 뜨자, 이 실장은 관저 문 앞까지 쫓아가 “형님, 너무 서운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말했다고 한다.
박병수 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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