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조기 남북 정상회담 추진 할 것”

한-미 정상회담서 “남북 관계 증진이 비핵화 협상에 도움”
트럼프 “정상회담 통해 북한 입장 조속히 알려달라”
문 대통령, 트럼프 한국 방문 초청…트럼프 긍정 화답
청와대 “하노이 이후 불확실성 제거, 대화 동력 되살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남북 관계 증진이 비핵화 협상에 도움이 된다”며 “조기에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116분에 걸친 한-미 정상회담 결과 언론 발표에서 “두 정상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 정착이라는 공동 목표에 의견을 같이했다”며 이렇게 전했다. 그는 “두 정상이 톱 다운 방식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필수적이라는 인식을 함께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남북 정상회담 개최 시기와 장소에 관해서는 “문 대통령이 귀국하면 본격적으로 북한과 접촉해서 조기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되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며 “아직 시기와 장소에 관해서는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 또는 남북 접촉을 통해 한국이 파악하는 북한의 입장을 가능한 조속히 알려달라”고 말했다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11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오벌오피스에서 친교를 겸한 단독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 정상은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동향을 긍정 평가하면서 3차 북-미 회담 개최 방안에 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두 정상이 지난해 4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 회의에서 핵 병진 노선을 포기한 것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며 “앞으로 비핵화 협상을 추진해가는 방안으로 3차 북-미 회담 개최에 관한 구체적인 방안을 아주 허심탄회하게 논의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단독 정상회담에 앞서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관해 “열릴 수 있다”면서도 “이는 스텝 바이 스텝(단계적)이며 빠른 과정이 아니다. 빨리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다. 빨리 진행된다면 적절한 합의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유보하는 태도를 보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에 확답하지 않은 점에 관해서는 “(한-미) 사이에 이견이 노출됐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이견이 노출됐다는) 평가나 지적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 이에 관해 허심탄회한 논의가 있었다고 말씀드린다”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 문제에 관해 기자들에게 “올바른 시기에 엄청난 지지를 보낼 것”이라면서도 “지금은 올바른 시기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른 시일 안에 한국을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 실장은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가까운 시일 내 방한해 줄 것을 초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초청에 사의를 표했다”고 발표했다. 관련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미국의 반응이 긍정적이었다”며 “앞으로 외교 경로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두 정상은 한미 동맹 강화에 관해서도 의견을 같이했다. 정 실장은 “두 정상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면서,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및 안보의 핵심축인 동맹 관계를 지속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며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강원도에서 발생한 산불에 대해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웅적인 노력으로 수많은 인명을 구조한 한국의 초기 대응 인원들의 용기를 치하했고 문 대통령은 주한미군이 산불 진화에 기여함으로써 한미 동맹의 유대를 과시한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고 발표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재확인한 것도 이번 회담의 큰 성과”라며 “강원도 산불 진화 과정에서 미군이 병력과 장비를 지원한 것을 계기로 한미 동맹이 정치 경제 분야를 넘어 사회 분야로도 확대되는 점을 두 정상이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의 불확실성을 걷어내고, 대화를 통한 비핵화 동력을 되살렸다고 평가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의미는 크게 2가지”라며 “우선 하노이 회담 뒤 제기된 여러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대화 재개의 모멘텀을 살리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른 시일 안에 북-미간 후속 협의를 개최하려는 미국의 의지를 확인했고, 대화와 외교를 통해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계속 노력을 하겠다는 의지도 다시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두 번째로는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한반도 군사적 긴장 완화와 남북 관계 개선이 비핵화 대화 동력 유지에 이바지한다는 것을 두 정상이 인식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정상회담 자체가 북미간의 대화 동력 유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적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1박 3일의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다.

아래는 한미 정상회담 결과 언론 발표 전문

한미 정상회담(2019.4.11.) 결과 언론 발표(한국)

1.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4월 10일부터 11일까지 워싱턴 디씨를 방문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의 초청과 따뜻한 환대에 사의를 표하였다.

2.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 정착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할 방안에 관하여 의견을 같이하였다.

3. 문 대통령은 담대한 비전과 지도력으로 한반도 문제의 최종적이고 평화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의를 평가하고, 지지하였다. 특히, 문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두 번의 정상회담을 통한 트럼프 대통령의 주도적 관여 노력이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 유예를 포함하여 지금까지 진전을 이루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해왔다고 강조하였다.

4.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남북관계를 개선함으로써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를 위한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해 온 점을 높이 평가하였다.

5. 양 정상은 톱다운 방식이 앞으로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필수적이라는 데 대해 인식을 같이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있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문 대통령은 조만간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할 계획을 설명하고, 차기 북미정상회담이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또 다른 이정표가 되도록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히 협력해나갈 의지를 재확인하였다.

6. 양 정상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면서,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및 안보의 핵심축인 동맹 관계를 지속 강화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7.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강원도에서 발생한 산불에 대해 언급하였고, 트럼프 대통령은 영웅적인 노력으로 수많은 인명을 구조한 한국의 초기 대응 인원들의 용기를 치하하였다. 문 대통령은 주한미군이 산불 진화에 기여함으로써 한미 동맹의 유대를 과시한 데 대해 사의를 표하였다.

8.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가까운 시일 내 방한해 줄 것을 초청하였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초청에 사의를 표하였다. 끝.

워싱턴/성연철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