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5.08 00:59
수정 : 2019.05.08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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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밤 청와대 관저 소회의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는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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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트럼프 대통령 21번째 전화통화
트럼프, “시의적절하며 긍정적 조치인 조치 될 것” 평가
하노이 회담 뒤 교착상태 빠진 북-미 협상 동력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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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밤 청와대 관저 소회의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는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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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한국이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에 식량을 제공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두 정상이 이날 밤 10시부터 35분 동안 통화를 하면서 최근 세계식량계획(WFP)과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북한 식량 실태 보고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에 식량을 제공하는 것이 매우 시의적절하며 긍정적인 조치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지지했다”고 말했다. 앞서, 두 기구는 지난 3일 발표한 ‘북한의 식량안보 평가 보고서’에서 북한의 올해 식량 생산량을 417만t으로 집계한 뒤, 수요량 576만t에 비해 159만t이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두 정상 사이의 통화는 이번이 21번째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인도적 식량 지원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지난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협상에 동력을 불어넣을지 주목된다.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9~10일 방한을 계기로 우리 정부와 인도적 대북 식량 지원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행정부는 그동안 의약품 등 극히 일부 품목을 제외하곤 식량의 대북 지원에 대해선 부정적인 견해를 표명해왔다.
고 대변인은 두 정상이 지난 4일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에 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고 전했다. 고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북한의 전술유도무기를 포함한 단거리 발사체와 관련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며 “두 정상이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대화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하면서 가능한 한 조기에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방안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그는 “두 정상이 북한의 발사 직후 한·미 양국 정부가 긴밀한 공조 아래 적절한 방식으로 대응한 것이 매우 효과적이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특히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발신한 트위터 메시지가 북한을 계속 긍정적인 방향으로 견인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 13시간 뒤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은 내게 한 약속을 깨고 싶어하지 않는다. 합의는 일어날 것!”이라고 글을 올렸다.
아울러 두 정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가까운 시일 안에 방한하는 문제에 관해서도 긴밀히 협의하기로 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까운 시일 내에 방한해 달라”고 초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왕 즉위를 계기로 이달 말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며, 6월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에도 참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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