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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1.03 19:50 수정 : 2006.01.03 19:58

‘실용적 자주’ 중시 노대통령, 이 내정자에 힘 싣기 청와대 안보정책실장·수석비서관 등도 ‘동지들’ 유력

‘1·2 개각’ 이전 정부의 외교·안보팀을 ‘정동영 체제’라고 불렀다면, 앞으로는 ‘이종석 체제’라고 해야 할 듯 하다. 이종석 통일부 장관 내정자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을 함께 맡아 외교·안보팀의 수장 노릇을 할 것이라고 청와대가 3일 공식적으로 밝혔기 때문이다.

다소 이례적인 포석으로 받아들여지는 이런 ‘힘 쏠림’의 발원지는 노무현 대통령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이 외교·안보 분야에 관한 한 이 내정자를 자신의 명실상부한 대리인으로 지명한 셈이 되기 때문이다. 이는 또 외교·안보 정책에서 외교통상부 쪽의 ‘동맹 중시’나 청와대 비서실 쪽의 ‘자주’가 아닌, 이 내정자 중심의 ‘실용적 자주’ 또는 ‘균형 노선’을 중시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실 이 내정자는 지난 3년간 엔에스시 사무차장을 지내면서 외교안보 분야의 실세로 꼽혀왔다. 하지만 김대중 정부 시절 외교안보통일 특보를 지내면서 이 분야 2인자로 꼽혔던 임동원 전 국정원장에 견줘, 무게가 떨어지는 실무형이 아니냐는 평가가 많았다. 이런 점에서 노 대통령이 이 내정자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것은 유시민 의원의 보건복지부 장관 기용과 함께 여러모로 의미심장하다.

이번 외교안보팀을 이종석 체제로 보는 데는 엔에스시를 대체해 새로 만들어질 안보정책실의 실장(장관급)에 이수혁 주독일대사가 유력한 인사구도에서도 뒷받침된다. 애초 초대 안보정책실장엔 김하중 주중 대사가 거론돼 왔으나, 청와대 쪽에서 “너무 중량급이라 곤란하다”는 반응이 나오면서 배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이 대사는 외교부 차관보 시절부터 6자회담 대표로서 이 차장의 엔에스시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 때문에 이 내정자가 이 대사를 안보정책실장 후보로 천거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또 안보정책실장 바로 밑인 안보정책수석비서관(차관급)에는 서주석 엔에스시 전략기획실장이, 서 실장 후임인 전략기획비서관엔 박선원 국장이 승진 기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둘 다 대통령인수위 시절부터 이 내정자와 함께해 온, ‘이종석의 동지’이다.

결국 노 대통령의 친정체제로서, 이 내정자를 중심으로 통일부와 청와대 안보정책실이 외교안보와 통일정책을 주도하는 체제가 구축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정부 내에선 정치권에 기반이 없고, 실무 전문가형으로 대통령의 참모 역할을 해 온 이 내정자가 카리스마가 필요한 외교안보팀 수장 노릇을 제대로 해낼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 왔던 게 사실이다. 노 대통령은 이 내정자에게 전권을 부여하는 인사진용을 짬으로서 이를 돌파해 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제훈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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