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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1.24 15:27 수정 : 2006.01.24 15:27

노대통령 `퇴임후 구상' 다시 피력

노무현 대통령이 24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면 자연으로 돌아가겠다는 `퇴임 후 구상'을 다시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조연환 산림청장을 비롯한 임업인 20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우리 세대가 아이들한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은 어릴 때 개구리 잡고 가재 잡던 마을을 복원시켜서 물려주는 것"이라며 "지금 그런 생각을 하고 있고, 그런 일을 대통령 마치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한 번도 하지 않은 일을 하겠다고 하니까 좀 부끄럽다"면서 "어려운 일이라도 꼭 하고 싶다. 연구를 하고 해서, 사는 마을의 숲과 생태계를 복원시키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함께 사는 촌락공동체 같은 것을 새로운 형태로 복원시키고,자연 속에서 순박한 정서를 가지면서 성장할 수 있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 아닌가 하는 개인적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여러분들을 친구로서 나중에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도 했다.

노 대통령은 이미 지난해부터 퇴임 후 귀촌하겠다는 뜻을 수 차례 밝힌 바 있다.

지난해 5월 농촌체험 관광마을을 찾아 "은퇴하면 농촌, 시골에 터 잡고 살면 어떨까 궁리중"이라며 퇴임 후 구상을 처음 내비친 데 이어 8월에는 "퇴임 후 임대주택에 살다가 귀촌하겠다"고 말했고, 한 달 후 코스타리카 순방 때에는 "물러나면 숲을 가꾸려고 한다"고 말했었다.

지난 19일 김해 진영으로 내려가 고향 사람들과 만난 자리에선 "진영, 김해가 아니면 경남이나 부산에 내려와 살겠다"며 퇴임 후 거주지를 특정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또한 이날 임업인들에 대해 "나무를 가꾸시는 분들은 멀리 내다보고 일을 하시기 때문에 그 점에 대해 아주 신기하고 존경스러워서 그냥 보기만 해도 머리가 숙여진다"며 존경심을 표시해 눈길을 끌었다.


"멀리 볼수록 확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멀리 내다보고 (일을) 도모하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노 대통령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고 엉뚱하게 되는 수도 있고, 그 긴 시간을 기다리면서 뭘 가꾼다는 것이 보통 인내심이 아니고는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는 노 대통령이 10~20년 후 위기요인으로 닥쳐올 미래과제에 대비해 "다 함께 고민하자"는 화두를 던진 것을 놓고 일부에서 세금인상을 위한 수순밟기로 해석하면서 사회적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현실을 빗댄 것이란 풀이를 낳았다.

아이들의 미래 설계를 위해 멀리 보고 `나무'를 가꾸려고 하는데, 인내심이 부족한 현실 아래에서 순수한 뜻이 엉뚱하게 해석되고 있어 고민스럽다는 얘기로도 들렸다.

김재현 기자 jah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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