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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통일부 장관(오른쪽)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통일외교통상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열린우리당 최성 의원과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종찬 기자 r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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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관과 가까운 서주석·박선원씨 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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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실(안보실)이 15일 인사로 진용을 갖췄다. ‘송민순 안보실장’-‘서주석 안보수석’-‘박선원 전략비서관’이 중심축이다. 그러나, 이종석 통일부 장관의 그늘이 여전히 짙게 드리워져 있다. 서 수석과 박 비서관이 ‘이종석 사람’으로 통하기 때문이다. 국가안보회의 상임위원장인 이 장관이 앞으로 서 수석을 통해 안보실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안보수석 자리는 오래 전부터 서 수석이 유력하게 거론되어 왔다. 그러자 이 장관을 견제하려는 청와대 내부 인사들이 ‘서주석 불가론’을 제기하며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서’를 올리기 시작했다. 서 수석이 그동안 이 장관과 동일한 노선에 서면서 미국의 눈치를 살피는 등 국익을 제대로 지켜내지 못했다는 게 이유다. 특히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문제에서는 국방분야 전문가인 서 수석에게 더 큰 책임이 있다는 것이 견제 세력의 시각이다. 또 서 수석이 이 문제로 조사를 받을 때 ‘태도’에 문제가 있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견제 세력은 안광찬 국방부 정책홍보실장 등 3~4명을 ‘대안’으로 검토했다. 그러나 대안으로 거론된 사람들은 서 수석보다 훨씬 더 ‘대미의존형’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결국 대안부재론으로 서 수석이 다시 살아났다.
박 비서관은 이 장관과 함께 3년 동안 호흡을 맞추면서 6자 회담을 실무적으로 뒷받침해온 인물이다. 특히 9·19 베이징 공동성명을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북한을 움직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그에 대해 “제갈량이고 꾀주머니”라고 칭찬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외교·안보정책 결정과정에서 이 장관의 힘이 예전만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영향력이란 결국 대통령과의 물리적·심리적 거리인데, 이 장관은 청와대를 떠나면서 이미 핵심 권력에서 멀어졌고, 장관이란 자리가 정무적으로 처리해야 할 일이 워낙 많아 외교·안보 정책에 몰두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송민순 실장이 이미 안보실을 장악하고 있어 이 장관의 영향력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의겸 기자 kyu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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