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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15 18:39 수정 : 2005.02.15 18:39

홍석현 신임 주미대사가 15일 오전 서울 세종로 외교통상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홍석현 신임 주미대사 기자회견

“내가 취임하는 시점에 북핵 문제가 복잡하게 꼬여 당혹감을 감출 수 없습니다.”

홍석현 신임 주미대사가 15일 외교통상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 외무성의 성명 발표 이후 긴박하게 전개되고 있는 북한 핵문제와 한­미 관계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중앙일보> 사주에서 외교관으로 변신한 뒤 처음 연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는 신상과 관련된 껄끄러운 질문에도 피하지 않고 담담한 어조로 답변했다. 특히 핵문제를 넘어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키는 데 기여하겠다는 ‘사명감’을 피력했다.

“일류 조련사는 당근보다 각설탕” 대북 포용정책 밝혀
신상 발언 담담히‥‘유엔 사무총장 야심’ 숨기지 않아

그는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매우 강조했다. “북핵 문제는 확인할 수 없는 막연한 희망섞인 추측에 근거해 다룰 수 없는 심각한 문제”이며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하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과 활용수단 가운데 가장 효과적이고 중요한 것은 한­미 동맹에 바탕을 둔 정책공조”라는 것이다. 북한 외무성 성명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그는 “실망했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북한을) 이해하려는 입장에서 보면 여러 어려운 상황에서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의 ‘폭정의 전초기지’ 발언에 대해선 “조지 부시 2기 행정부가 역사에 족적을 남기겠다는 큰 틀에서 자유와 민주주의 확산이라는 과제를 들고나온 것으로 본다”며 “이것이 북한에도 적용되겠지만 단기적으론 중동에, 이집트와 사우디아라비아 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중국에도 해당되는 사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한-미의 시각차에 대해선 “인권은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이므로 우리가 시비할 수 없다”며 “다만 한반도의 특수상황을 고려할 때 진정한 의미의 인권 신장을 위한 정책의 우선순위에서 한­미 간에 의견차가 있을 수 있으며, 이는 구체적 문제를 놓고 진지한 대화를 통해 접근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반미감정 등 한­미 관계에 대해서는 “참여정부 들어 미군 장갑차에 희생된 여중생 문제 등 (그동안 누적돼 왔던 현안들)이 국민들의 마음 속에 불편하게 자리잡았던 것은 사실이나 지난 2년 간 양국 정상이 수차례 만나 슬기롭게 풀었다”고 평가했다. 개인 신상과 관련해 ‘조세포탈 혐의로 구속된 전력이 외교활동을 하는 데 지장을 초래할 수도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 대해선 “국민의 정부를 계승한 참여정부가 나를 주미대사로 임명했다는 것 자체가 그 일에 대해 다른 시각으로 볼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 같아 안도한다”고 에둘러 답했다. 또 유엔 사무총장 문제도 “어느 적당한 시점에서 정부가 도와준다면 한 번 꿈을 갖고 싶은 것도 솔직한 심정”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날 회견에서 홍 대사는 자신과 <중앙일보>가 90년대 중반부터 일관되게 대북 포용정책을 지지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가장 뛰어난 말 조련사는 당근도 아닌 각설탕을 쓰고, 가장 수준이 낮은 말 조련사는 채찍을 쓴다. 외교현실 속에서는 당근과 채찍이 모두 필요할지 모르지만 우리가 일류 조련사를 지향해야 하는 것만은 틀림없다.” 유강문 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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