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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20 14:22 수정 : 2005.02.20 14:22

북핵 문제에 대한 관련국들의 대응이 긴박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10일 북한의 `핵무기 보유 선언' 이후 미국은 차츰 북한에 대한 `외교적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고 중국의 대북 설득외교 행보도 분주해진 것이다.

지난 14일 한미 외교장관회담에서 `6자회담을 통한 평화적, 외교적 해결' 원칙을 재확인했던 미국은 19일 일본과 가진 외교.국방장관간 `2+2'회담에서는 북한의 `6자회담 무조건, 신속 복귀'를 촉구하는 등 대북 외교압박 의지를 강화했다.

한-미 양국간 합의문구가 대북 `설득'에 방점이 찍혀 있다면, 미-일간 합의는 `압박'에 무게중심이 쏠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중간 고위급 교류에 보도를 꺼려왔던 중국과 북한 관영매체들이 그 전에 비해 적극적인 보도 공세에 나선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 주목되는 왕자루이 `평양 행보' = 19일 방북한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은 첫 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예방한 데 이어, 오는22일 평양 체류 기간에 핵문제 담당 라인과, 확실치는 않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도예방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노동당의 초청으로 이뤄진 왕 부장의 방북은 정례적 교류차원이기는 하지만 `핵무기 보유선언' 직후 라는 상황을 감안할 때 북핵문제 논의가 핵심 쟁점이 될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왕 부장은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환영만찬에서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상당시간 대화를 나누었다.

그러나 김 상임위원장이 통상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참석하기에는 격(格)이 맞지않는 고위급 외빈을 접견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핵 문제와 관련해 `은밀한' 얘기는오가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당 대 당' 차원의 문제가 주로 거론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확실치는 않지만, 방북 이틀 째인 20일 왕 부장은 북한 외무성의 강석주 부상과김계관 부상 등 `핵 채널'을 두루 만날 가능성이 크다.

당 대외연락부장이 내각으로 따지면 `장관급'이라는 점에서 백남순 외무상이 접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강 부상이 실질적인 핵문제 사령탑이라는 점에서중국측은 강 부상도 만나기를 희망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가 왕 부장이 북한의 `핵무기 선언 및 6자회담 무기한 중단' 발표의 배경과 북한 수뇌부의 향후 의지를 파악하는 한편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메시지를 전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러나 왕 부장이 `당' 인사라는 점에서 이 자리를 통해 북-중간 핵문제가 협의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초점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접견하느냐에 모아진다.

접견이 이뤄진다면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친서를 전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중국의 대북 지원계획이 있다면 후 주석의 친서와 함께 전달될 공산이 크다.

왕 부장이 작년 1월 평양 방문에서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접견한 전례로 볼 때,이번에도 접견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시기는 방북 셋째날 또는 마지막 날이될 것이라는 게 정부 안팎의 분석이다.

평양-베이징간 고려항공 정기노선이 화.토요일 이틀인 점을 감안할 때 왕부장은 22일 귀국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왕 부장 방북에 이어 리자오싱 외교부장 또는 다이빙궈외교부 수석부부장을 평양에 보내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北 "미국과 직접 대화할 이유없다" 선언 왜(?) = 북한은 왕 부장이 방북한직후 평양발 신화통신을 통해 미국과의 양자회담을 원하지 않는다는 뉘앙스의 발표를 했다.

외무성 대변인을 소스로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정책을 고집하고 북한과 공존을 거부하며 북한 정권교체를 추구하고 있어 이제 북한이 한반도 핵문제에 대해 미국과 양자회담을 할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밝힌 것이다.

그러나 "핵문제를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한다는 북한의 원칙적 입장과 한반도를 비핵화한다는 궁극적인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고 외무성 대변인은 덧붙였다.

한 북핵 전문가는 "일단 대화를 통한 해결에 변화가 없다는 의지를 표현하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조건과 분위기가 주어진다면 6자회담에 나올 수 있다는 레토릭(수사)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미, `강경'으로 가닥잡았나 = 그러나 미국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점차 대북 `설득'보다는 `압박'의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북한의 조건없는 6자회담 복귀를 시도하되, 여의치 않을 경우 본격적인`압박 네트워크'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본격화하고 있는 형국이다.

17일 하루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했던 미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주한 미대사는 한 조찬간담회에서 "북한이 회담에서 배제될수록 미.한.일.중.러 등6자회담 참가 5개국간의 공통된 의지가 굳건해질 수 밖에 없다"며 그 같은 의지를내비쳤다.

힐 대사는 "(북한이) 핵을 추구하면 막다른 골목으로 갈 수 밖에 없다"는 강한대북 압박 발언을 하기도 했다.

미-일 `2+2' 회담에서도 강경 태도가 이어졌다.

양국은 공동성명에서 북한 핵문제를 계속 협상을 통해 평화적, 외교적으로 해결한다며 종전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동북아 평화와 안정에대한 직접적인 위협"으로 규정하고 북한이 "무조건, 신속히" 복귀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 것이다.

일본 정부도 공식적으로는 대화를 통한 해결을 우선시한다는 입장이지만 납북자유골의 진위 여부를 놓고 대북 감정이 악화되면서 유화책을 내놓기는 어려운 처지에놓여 있다.

이로 인해 정부 안팎에서는 북한의 `전향적인' 태도변화가 없을 경우 6자회담재개가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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