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5.14 19:13
수정 : 2006.05.14 19:13
25일 경의-동해선 시험운행
정식개통·DJ철도방북은 미지수
남북한은 오는 25일 경의선과 동해선 남북철도 연결구간에서 시험운행을 하기로 13일 합의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직후 1차 장관급회담에서 철도연결에 원칙적으로 합의한 지 6년여 만에 마무리 국면에 들어선 셈이다. 한국전쟁 중이던 1951년 6월12일 경의선 서울~개성 구간 운행 중단을 끝으로 남북간 철길이 완전히 끊긴 지 55년 만에, 시험운행 형식을 빌려 철마가 다시 남북을 오가게 됐다.
정부 관계자는 14일 “철도 시험운행엔 남북 군사당국간 군사보장조처 합의가 필요한데, 16~18일 판문점 남쪽 평화의 집에서 열릴 제4차 남북장성급회담에서 합의에 이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남북철도 시험운행은 25일 경의선과 동해선에서 오전 11시부터 4시간 30분동안 동시에 이뤄진다. 경의선 쪽에선 남쪽 열차를 이용해 문산역(남쪽)에서 개성역(북쪽)까지 27.3km를 달린다. 동해선 쪽에선 북쪽 열차를 이용해 금강산역(북쪽)에서 출발해 남쪽 제진역(옛 저진역)까지 25.5km 구간을 운행한다. 양쪽 구간 모두 디젤기관차에 매단 객차 5량씩에 남북이 각각 100명씩 승차시켜, 철로 연결 상태 및 통관·세관 절차 등을 점검한다.
남북은 이른 시일 안에 차량 운행사무소를 설치·운영하기로 했고, 이미 구성에 합의한 바 있는 철도·도로운영공동위원회 위원 명단도 조만간 주고받아 1차 회의를 열기로 했다.
철도 시험운행 뒤 남는 문제는 남북간 철도 운행 횟수 및 방식 등을 정하고 공식 개통을 하는 일이다. 정부는 하반기 중으로 남북간 철도 공식 개통을 성사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남북간 철도 정기편 운행에 합의하려면 만만찮은 협의와 조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북이 장성급회담에서 군사보장조처에 합의하고 철도 시험운행이 예정대로 이뤄지면,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적어도 판문역이나 개성역까지는 철도 방북을 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은 갖춰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북쪽은 여전히 경호 및 의전 등의 문제를 들어 항공편을 이용한 직항로 방북을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6일부터 금강산에서 열리는 김 전 대통령 방북 관련 실무접촉 등에서 남북간 협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이제훈 이용인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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