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6.14 19:18
수정 : 2006.06.1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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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통일 대축전 참가차 고려항공 전세기편으로 광주에 도착한 북쪽 대표단이 14일 오후, 비가 내리는 광주 망월동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추모탑에 꽃을 바친 뒤 묵념하고 있다. 광주/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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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대표단 100여명 망월동 묘지 참배
개막식 시민 등 3만명 참석
DJ특별연설 “협상 아닌 대화하러 방북”
6·15대축전 광주서 개막
6·15 남북공동선언 발표 6돌을 기념해 남·북·해외 당국과 민간인 600여명이 함께 참여하는 ‘6·15 민족통일대축전’(6·15 대축전)이 14일 나흘간의 일정으로 광주에서 개막됐다.
북쪽 대표단 60여명을 비롯한 행사 참가자 100여명은 굵은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이날 오후 4시부터 25분 남짓 망월동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했다. 김영대 북쪽 당국 대표단장(민족화해협의회 회장) 등은 비가 오는데도 북쪽에서 준비해 온 꽃다발을 제단에 올린 뒤 우산을 내리고 5초쯤 묵념했다. 이어 1980년 5월 민중항쟁 당시 계엄군에 의해 목숨을 잃은 이들이 묻힌 1묘역에서 김경철·박기현·최미애씨 등 묘 3기를 박경순 5·18국립묘지 관리사업소장의 안내로 둘러봤다. 김 단장은 참배를 마친 뒤 준비된 방명록에 “5·18 용사들의 정신은 6·15 시대와 더불어 길이 전해질 것이다”라고 적었다.
남쪽 관계자는 이번 참배는 남쪽의 제안을 북쪽이 받아들여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북쪽은 지난해 8월14일 서울에서 열린 ‘8·15 민족대축전’ 때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와 림동옥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등 32명이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바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이날 저녁 광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6·15 대축전 개막식 기념사에서 “5·18 광주정신은 민주·평화·통일의 정신”이라며 “광주의 영령들도 오늘의 모임을 축하하고 기뻐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오는 27일로 예정된 방북과 관련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청으로) 협상이 아닌 대화를 하러 가는 것”이라며 “어떻게 하면 남북의 평화와 교류협력을 거쳐 통일을 성공적으로 이룰지, 동북아 4대국 사이에서 민족자주를 지켜나갈지, 기차가 부산·목포를 출발해 개성·평양을 거쳐 유라시아 대륙을 관통해 파리·런던까지 이어지는 ‘철의 실크로드’를 이룩할 것인지 등에 대해 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개막식 축사에서 “남북관계를 좀 더 통 크게 열어나가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광주공항에서 백낙청 남쪽 민간대표단장은 북쪽 대표단 도착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어, “광주는 아픈 과거를 희망의 미래로 바꿔놓은 민주화의 성지이자 통일의 열기가 어느 곳보다 뜨거운 고장”이라며 “이번 6·15 대축전은 ‘민주의 성지’에서 ‘통일의 희망’을 발견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대 단장은 “우리 북녘 동포들도 광주의 역사를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이제훈, 이용인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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