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와 관계개선때 경제 살아 6자회담보다 직접대화 원해”
“북한에 대해 긍정적인 기사는 나온 적이 없다. 우리는 유령, 비인간적 존재, 드라큘라, 머리에 뿔이 달린 모습으로 묘사되고 있다.” 중국 베이징에서 외자유치 담당으로 일하는 외교관 출신의 한 북한 기업인은 3일치 <로스앤젤레스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의 관계, 북한 경제와 인권, 전력난 등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하면서 북한을 ‘정상적인 보통나라’로 이해해 달라고 강조했다. 50대 후반의 이 기업인은 익명으로 응한 이 인터뷰에서 미국과의 관계 개선은 식량난에서 벗어나려 노력해온 북한 경제를 활성화하는 열쇠가 될 것이라며, “미국 없이도 우리의 기본적인 생활은 가능하지만 미국과 함께 라면 더 잘 살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핵에 대해 “우리는 이제 핵 클럽의 일원이 됐으며, (미국과) 동등한 입장에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며 “과거에 미국은 ‘꼬마야, 위험한 물건 가지고 놀지마라’는 식으로 (북한에) 회초리를 들려 했다”고 비꼬았다. 그는 북핵이 ‘협상용’이라고 강조하면서 북한이 다음 6자회담에 참석하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러나 북한은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더 원한다고 말했다. 이 기업인은 최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북한을 ‘폭정의 전초기지’라고 묘사한 데 대해 북한 사람들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최근 국무부 인권보고서에서 북한에 15만~20만명의 정치범이 있고 공개재판과 처형이 벌어진다고 비난한 데 대해서도 “인권이 100% 보장되는 나라가 어디에 있느냐”며 미국의 비판은 불공평하고 위선적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경제난에 대해 이 북한인은 “우리가 경제적인 문제를 겪고 있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라며 주민들도 사회주의 경제블록에 지나치게 의존해 소련 붕괴 이후 대외교역이 급락하게 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핵 동결을 전제로 에너지를 공급하기로 한 1994년 제네바 기본합의를 깼기 때문에 전력난이 정말 심각하다”며 “하루 6시간밖에 전력공급이 안된다. 텔레비전 영화를 보다 볼만한 러브신이 나올 듯하면 전기가 나가고 사람들은 미국 탓이라며 부시를 욕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은 중국과 같은 점진적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과거에 우리는 혁명적이었으나 지금은 혁명보다 발전(evolution)을 선호한다. 우리는 중국의 성공과 실패에서 배우려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박민희 기자, 연합 minggu@hani.co.kr
기사공유하기